2분기 바닥·하반기 상승 전망에 이재용 사법리스크 해방 가능성도
하반기 HBM3E 12단 제품 엔비디아 납품·엑시노스2500 성공 관건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다음달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하반기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HBM 시장 선점과 엑시노스 성공 여부 등이 성패를 가를 전망인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리스크 족쇄 해방도 임박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대법원이 다음달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과 관련한 최종 판결을 내린다. 앞서 1,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은 가운데 이번 상고심에서도 동일한 판결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재계 주목도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상고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으면 이 회장은 최초 기소 이후 4년 10개월 만에 사법 리스크 족쇄에서 풀려난다. 앞서 이 회장은 202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삼성 미래전략실이 추진한 부정거래, 시세조종, 회계부정 등에 관여한 혐의를 받으며 지난 2020년 9월 기소됐다.

법원은 지난해 2월 1심 재판에서 이 회장의 19개 혐의를 전부 무죄로 판단했고 이후 올해 2월 3일에 열린 항소심에서도 동일하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 측이 이에 반박하며 상고심에 나서면서 사법리스크가 한 차례 더 연장됐는데, 다음달 최종판결에서도 무죄를 받고 경영권 회복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이 외에도 다음달은 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략 마련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다. 먼저 오는 4일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올해 2분기 증권가 전망치는 매출 76조7045억원, 영업이익 6조7968억원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6%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34.9% 줄어든 규모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2분기는 실적 바닥을 확인하고 이후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번 2분기에는 HBM(고대역폭메모리) 출하 부진과 파운드리 적자 및 환율 하락 등으로 영업이익이 하락하지만 현재 DDR4 등 주요 범용 D램 가격의 상승 등으로 메모리 시장이 긍정적인데 따라 실적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서버용 DDR4 고정거래 가격이 직전 분기보다 18~23%, PC용 DDR4 가격이 13∼18%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5세대 HBM(HBM3E) 12단 제품 납품도 다가오면서 본격적으로 HBM 분야에서 성과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AMD에 납품한 삼성전자 HBM3E 12단 제품이 엔비디아 퀄리티 테스트를 받는 중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상반기 실적 부진 전망에도 2분기 실적을 바닥으로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하반기 예정된 엔비디아 HBM3E 12단 품질 승인은 향후 삼성전자 D램 실적 개선의 촉매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반도체인 블랙웰 울트라(GB300) 수요 강도와 제품 수명 주기가 블랙웰(GB200)과 다르게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하반기 HBM3E 12단 품질 승인 후 삼성전자 HBM 출하량이 상반기 바닥을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하반기 전략회의도 마무리한데 따라 실적 발표 이후 추가적인 전략에 대해 발표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17~19일 3일간 진행된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사업부문별 하반기 전략과 시장 전망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6세대 HBM(HBM4) 등 차세대 HBM 로드맵과 추가적인 M&A(인수합병) 추진 계획이 나올지 이목이 집중된다.

다음달 9일 미국 뉴욕에서 진행하는 신제품 갤럭시 Z 폴드7와 플립7의 언팩 행사도 삼성전자에게 주요 터닝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앞서 갤럭시 S25 시리스 흥행을 이어가야 하는 시점인 한편 플립7 제품에 기존 갤럭시 시리즈에 주로 사용됐던 퀄컴의 AP 제품 대신 삼성전자 자체 AP인 엑시노스2500을 탑재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엑시노스는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내 시스템LSI 사업부가 설계하고 파운드리 사업부가 생산하는 제품으로, 어느 한 쪽이라도 미흡하면 수율과 성능이 낮아질 수 있는 구조에서 생산된다. 이번 신제품의 흥행도 중요한 가운데 엑시노스2500 성공 여부가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2500에 대해 '이전과는 다른 AI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차세대 플랫폼'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GPU(중앙처리장치)·NPU(신경망처리장치)·GPU(그래픽처리장치)를 하나로 통합해 현대 모바일 기술의 정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로서도 엑시노스2500을 적용하면 미국 퀄컴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원가 절감 및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AP 구매 비용이 10조9326억원에 달했는데 엑시노스로 자체 조달이 가능하면 올해는 이보다 비용이 더욱 적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번 엑시노스2500 이후 2나노 공정 기반 '엑시노스2600'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엑시노스2500을 통한 3나노 공정의 양산 경력을 축적해 2나노 엑시노스2600 개발 성공까지 이끌어내면서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 모두 회복세에 접어들 수 있다.

손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적자 해소를 위한 2나노 고객사 확보가 실적 턴어라운드를 위해 필수"라며 "2나노 공정이 하반기에 양산을 돌입하면 올해 4분기부터 매출에 일부 기여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던 HBM 승인 이슈와 엑시노스 성능 문제 등이 해결되면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부문 모두 우려를 해소하고 하반기 실적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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