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는 동성제약에서 177억원대 대규모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 회사 감사는 현 경영진을 횡령 혐의로 고소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고, 회사는 수사기관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견이다.
25일 동성제약은 고찬태 감사가 나원균 대표이사를 비롯한 등기임원 2명 등 총 3명을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했다고 공시했다. 고소장은 전날 서울 도봉경찰서에 접수됐다. 횡령 규모는 177억3000만원으로, 동성제약 자기자본(약 579억원)의 3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동성제약은 이번 사건에 대해 "관련 기관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향후 진행되는 제반 사항에 대해서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동성제약은 지난 5월 7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이달 23일 법원은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회사 안팎에서는 이번 횡령 사건이 최근 경영권 분쟁과 맞물리며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나 대표는 창업주 2세인 이양구 회장과 지배권을 두고 갈등을 벌여왔다. 이 회장은 지난 4월 22일 보유 지분 14.12%를 브랜드 마케팅 기업 브랜드리팩터링에 매각하면서, 브랜드리팩터링이 동성제약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동성제약은 1957년 설립된 제약기업으로, 염모제 ‘세븐에이트’와 피부재생제 ‘디에타민’ 등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실적 부진과 경영 불안을 겪어왔으며, 올해 초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하며 위기 국면에 들어섰다. 이번 횡령 사건까지 터지면서 기업 회생의 길이 더 불투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트레이트뉴스 박응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