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전선 사업 호재로 실적 상승세 예상
각 업황 살피며 주요 계열사 IPO 재검토
LS그룹이 전력, 전선 사업 호재로 전망이 밝은 가운데 주요 계열사 IPO(기업공개)와 관련한 계획을 다시 세우고 있다. 호실적이 기대되는 사업의 역량 확대에 집중하는 한편 글로벌 시장 회복세에 따라 적절한 때에 주요 계열사 IPO를 추진할 전망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S그룹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5조9450억원, 3045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6%, 25%씩 증가했다. 2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장재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S MnM의 부진을 제외하면 나머지 자회사 실적은 모두 양호한 수준"이라고 진단하며 LS그룹의 2분기 영업이익을 2992억원으로 추정했다. 전력, 전선 사업 호재로 수주가 증가하고 있는 덕분이다.
AI(인공지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전선과 전력 사업의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향후 성장도 기대되고 있다.
이종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LS일렉트릭을 중심으로 LS전선 등 주요 자회사의 실적 호조에 따라 올해 LS그룹의 연간 영업이익은 1조2354억원(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으로 6년 연속 가파른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특히 새 정부의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LS그룹이 꼽히는 상황이다. 새 정부가 AI를 나라의 성장동력으로 낙점하면서 안정적인 전력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이에 적합한 기술력을 갖춘 기업으로 LS그룹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LS전선과 자회사 LS마린솔루션 등 주요 기업의 기술력이 주목받고 있다.
장재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S전선은 하반기부터 외형과 수익성이 뚜렷하게 확대될 것"이라며 "LS전선의 성장 전망을 뒷받침할 대형 프로젝트도 다수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풍력발전사업과 서해안 전력 고속도로(에너지고속도로) 건설 프로젝트 등이다.
이밖에 전 세계적으로도 AI 수요에 발맞춰 전력 및 전선 사업이 성장하는 중으로, 특히 영국의 HVDC(고전압직류송전) 프로젝트 등 해외 대규모 수주가 오는 2027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S마린솔루션의 경우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해 해저케이블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금 마련에도 나선 상태다. LS전선도 유증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LS그룹이 주요 계열사 IPO(기업공개) 추진과 관련해 검토에 나서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본래 사업 투자 자금 조달을 위해 LS그룹이 여러 계열사의 IPO를 추진하려 했으나, AI를 중심으로 한 사업 외에 글로벌 경기 불확성이 아직 존재하고 상법개정안 등 변수가 남아있어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된다.
먼저 LS그룹의 초고압 변압기 제조사인 LS파워솔루션의 IPO 시점은 여유를 두고 조율한다는 방침이다. LS그룹은 "LS파워솔루션의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는 LB PE가 오는 2027년 5월부터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어 아직 시간이 남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AI 산업에 따른 전력망 수요가 이제 막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여유를 두고 IPO 추진 기반을 준비한다는 전략이다.
LS MnM의 경우 수익성의 핵심 지표인 제련비가 t당 80달러에서 최근 20~30달러대로 하락하면서 업황이 다소 불확실한데 따라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시점을 살필 예정이다.
또 전기차 충전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LS이링크는 안정적인 수익모델 구축을 목표로 새로운 IPO 방안 모색에 나선다. 전기차 충전 사업의 경우 국내 경쟁 기업들 대부분이 사업을 철수하거나 매각하는 등 정리할 정도로 경쟁 과잉과 시장 침체기를 겪고 있다. LS이브이코리아도 전기차 캐즘 등으로 IPO 시점을 검토하고 있다.
대신 본격적인 상장 수순에 들어간 미국 권선 자회사인 에식스솔루션즈의 IPO는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이를 위해 고수익 전략 제품인 CTC 권선의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 중으로, CTC 권선 생산라인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조단위 비용을 조달해 고부가중심으로 전환해 빠르게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향후 5년간 북미 전기차 권선 시장 점유율을 70%, 유럽 점유율을 5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권선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계획대로 IPO를 추진해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권선 산업의 경우 진입 장벽은 높은데 수익성이 뛰어나고 경쟁 업체도 제한돼 있어 독점 구조에 가까운 시장 환경과 제품 희소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선, 전력 위주로 실적 호재인 사업 분야에 집중하면서 LS그룹의 성장세가 빨라질 전망이다. 이종혁 키움증권 연구원은 LS그룹에 대해 "지난해 사상 첫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돌파 이후 조 단위 이익 체력이 본격적으로 유지되는 구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