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 부진 지속.. 신작 흥행이 실적 반등 열쇠
해외 성장세 기대감.. 기술 특별관·현지화 전략 주목
국내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선봉격인 CJ CGV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국내외 시장에서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국내 시장에서는 흥행작 부재와 인력 효율화, 일부 적자 지점 폐점 등으로 인해 실적 회복이 더디게 진행됐다.
CJ CGV의 1분기 매출은 533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2억 원을 기록해 30% 감소하는 등 수익성 측면에서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2023년 2분기 이후 8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으나, 국내 시장의 회복 속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신작 영화의 부족과 기존 구작 소진이 맞물린 결과로, 하반기에는 신작 위주의 개봉이 예정돼 있어 실적 반등의 가능성이 점쳐진다.
반면 해외 시장에서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등 동남아시아와 신흥국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기준 CJ CGV의 전체 매출은 1조9579억 원으로 전년 대비 26.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도 759억 원으로 54.8% 급증했다.
이 같은 성장은 글로벌 기술 특별관(ScreenX, 4DX 등) 확대와 현지화 전략, 자회사 CJ올리브네트웍스의 실적 호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특히 4DX 상영관은 전 세계 1210개관까지 확대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했다.
그러나 재무 구조 측면에서는 여전히 부담이 크다. 지난해 말 기준 총차입금이 9864억 원에 달하고, 이자비용만 476억 원에 이르는 등 순손실 규모가 커졌다. 당기순이익은 -1754억 원으로 적자가 지속되고 있으며, 비용 증가와 비효율이 경영의 주요 리스크로 남아 있다. 이는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개선이 제한적인 이유다.
이에 올해 하반기 경영 전략의 핵심은 글로벌 시장 확대와 콘텐츠 다변화, 비용 효율화에 맞춰질 전망이다. CJ CGV는 북미 시장에서의 성과 개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으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서비스 제공과 현지 맞춤형 콘텐츠 확대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공급망 회복과 소비 진작 정책의 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2분기 이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대신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상저하고'의 실적 흐름을 전망하며, 하반기에는 국내외 신작 개봉과 소비 심리 회복에 힘입어 실적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롯데시네마-메가박스 합병 대응 차별화·글로벌 전략 강화
국내 극장 산업의 지형을 바꿀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의 합병에 대한 대비 전략도 중요한 과제로 부상했다. 두 대형 멀티플렉스의 합병은 시장 점유율 확대와 규모의 경제 실현, 콘텐츠 및 마케팅 협력 강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CJ CGV는 이에 맞서 기술력 기반의 특별관 확대, 차별화된 관객 경험 제공,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해외 시장 다변화로 경쟁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또 자체 제작 콘텐츠 및 현지화 전략을 통해 단순 상영관 운영을 넘어 종합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의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롯데시네마-메가박스 연합의 공세에 대응하는 동시에 국내외 시장에서의 독보적 입지를 유지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CJ CGV는 국내 시장의 부진과 해외 시장의 호조라는 상반된 흐름 속에서 하반기 실적 반전을 노리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 확대, 콘텐츠 다변화, 비용 효율화, 경쟁사 합병에 대응한 차별화 전략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보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재무 구조 개선과 국내 시장 회복이 동반되지 않는 한, 실적 반등의 폭과 속도에는 제한이 있을 수 있다"며 "CJ CGV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하반기 극장 산업의 판도를 가를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