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줄였어도 늘어나는 이자
신용도 하락에 차입 환경 나빠져
양사 CEO 같은 임기 말년…어려운 연임 과제
가스화학(PDH) 사업이 겹치는 효성화학과 SK어드밴스드가 이자비용 폭증세를 보인다. 부채를 줄였음에도 신용도 하락에 따른 이자율 증가 탓으로 풀이된다. 계열사로부터 채무도 늘어나 계열 부실 전이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어드밴스드는 1분기 말 별도 기준 이자비용이 87억여원으로 전년 동기 58억여원보다 50% 늘었다. 이자발생부채 중 사채를 같은기간 3248억원에서 2590억원까지 줄였는데도 이자가 늘어난 수치다. 단기차입금이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차입 조건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SK어드밴스드가 국내 계열회사 등과 자금을 거래한 내역을 보면, 2024년 기준 일반차입 기타합계가 500억원, 한도약정 차입이 700억원으로, 합치면 1200억원이다. 해당 항목은 2021년 180억원 이후 급증했다.
효성화학은 1분기 이자비용이 176억원으로 전년 동기 138억원에서 27.5% 늘었다. 역시 이자발생부채가 1조1129억원에서 1조978억원으로 줄었지만 이자는 역행했다.
효성화학의 계열 자금거래는 2024년 기타합계가 3992억원이다. 2021년 약 500억원과 비교된다. SK어드밴스드와 효성화학 모두 2021년 4분기부터 실적이 급격히 나빠졌다.
지난달 말 효성화학과 SK어드밴스드는 무보증회사채 신용등급이 나란히 BBB급으로 하락했다. 석유화학산업이 구조적 불황인 데다 양사는 특히 중국발 공급과잉이 심한 PDH(프로판탈수소화공정) 사업을 하면서 우려가 가중됐다.
효성화학은 재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거듭 자산을 팔고 있다. 자체 PDH 공정이 아닌 외부에서 프로필렌(PDH 생산품)을 조달하는 등 적자를 줄이려고 안간힘이다. 하지만 여타 사업을 매각한 까닭에 PDH 사업 집중도가 커졌다.
SK어드밴스드는 PDH 전업이다. PDH 원료인 LPG 프로판 중 상당 부분은 SK가스에서 조달해 프로필렌을 만든다. SK어드밴스드의 영업이익률은 별도 기준(연결 자회사 없음) 2022년 –17.8% 2023년 –13.8%, 2024년 –16.9%, 올 1분기 –26.4%로 나빠졌다.
효성화학은 연결 기준 2022년 –11.7%, 2023년 –8.1%, 2024년 –6%, 올 1분기 –9.7% 추이를 보였다. SK어드밴스드에 비해 적자율이 한 자릿수로 얼핏 양호해 보이지만, 효성화학의 매출이 더 커 적자 규모도 큰 편이다.
1분기 SK어드밴스드 영업적자는 235억원, 효성화학은 597억원이었다. 전년 동기에 비해선 SK어드밴스드가 적자폭을 줄인(2024년 1분기 263억원 적자) 반면, 효성화학은 커졌다(2024년 1분기 348억원 적자).
이건종 효성화학 대표이사와 김철진 SK어드밴스드 대표이사는 모두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이 대표는 2020년부터 대표이사 임기를 시작했다. 김 대표는 2024년부터 시작했지만, 그 이전에도 SK어드밴스드 대표이사를 맡다가 계열사를 오갔다. 비교적 장기 부임한 두 대표가 내년에는 연임할 수 있을지, 실적 회복이 관건이다.
정부가 주도하는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 방안 논의 중에서도 양사는 난제로 지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PDH 증설이 지속되고 있어, 양사가 합병한다고 해도 개선될 거란 보장이 없다”며 “인수하는 쪽의 부담이 커, 매각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이재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