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일본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4월 일본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9~13일(현지시간)까지 닷새간 열린 글로벌 재계 거물들의 사교 모임 '선 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4일 귀국했다.

이날 새벽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한 이 회장은 출장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여러 일정을 하느라 피곤하다"고 답했다.

하반기 실적 개선 전망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열심히 하겠다"고 짧게 답한 뒤 차에 오르며 현장을 떠났다.

올해 2분기 삼성전자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5.9% 급락한 4조6000억원에 그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HBM(고대역폭메모리) 경쟁력 하락과 미국의 대중 제재에 따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라인 가동률 하락 등으로 반도체 사업이 부진했던 탓이다.

이 가운데 이 회장은 미국 아이다호주 선 밸리 리조트에서 열린 '선 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가 이날 귀국한 것이다.

해당 행사는 미국 투자은행 앨런&코 컴퍼니가 1983년부터 매년 7월초 주최해온 국제 비즈니스 회의로, 공식 명칭은 '앨런&코 콘퍼런스'다. 비공개 행사지만 글로벌 미디어와 IT 업계 거물들이 주요 초청 대상자인데 따라 '억만장자 사교클럽'으로도 불리며 주목받고 있다.

올해 행사에는 아마존의 앤디 제시 최고경영자(CEO)와 제프 베이조스 창업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팀 쿡 애플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이 참석했다.

이 회장은 이번 행사에서 글로벌 경영 행보 구상을 다듬은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이 회장은 2014년 열린 행사에서 애플의 쿡 CEO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후 삼성전자와 애플이 미국 이외 지역에서 스마트폰 특허 소송을 철회한 바 있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상무 시절인 지난 2002년부터 이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구속수감 중이던 2017년 법정에서 "선 밸리는 1년 중 가장 바쁜 출장이고 가장 신경 쓰는 출장"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늘 함께 참석해온 이원진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도 올해 행사에 동행했다. 

다만 이 회장은 2017년부터 '국정농단 사건' 수사와 재판, 수감 등으로 선 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 가운데 이번 주 안으로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회장은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으로 기소돼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가운데 오는 17일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앞두고 있다. 

사법 리스크 해소 시 이 회장은 이달 말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글로벌 CEO 사교모임인 '구글 캠프'에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 캠프는 구글 공동 창립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매년 여름에 개최하는 행사로, 참석자와 행사 내용 모두 비공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다른 재계 총수들이 참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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