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수출로 글로벌 무대 진입

한화시스템이 개발해 양산한 천궁-II 다기능 레이다(MFR). 한화시스템 제공
한화시스템이 개발해 양산한 천궁-II 다기능 레이다(MFR). 한화시스템 제공

한화시스템이 ‘우주·AI·무인’을 삼각 축으로 한 글로벌 방산 테크기업 전략에 속도를 내며, 방산 전자 기업을 넘어 ‘미래형 방산 플랫폼 기업’으로 체질 전환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매출 2조8037억원, 영업이익 2193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매출 3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2022년 아랍에미리트에 이어, 올해 7월 사우디아라비아에 1조원 규모 천궁-II 다기능레이다(MFR)를 수출하며 중동 시장 내 독자 수출 브랜드로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중동 ‘이중타격’… K-방산의 전자 심장 수출 본격화


한화시스템이 수출한 천궁-II MFR은 적 전투기와 탄도미사일을 동시에 탐지·추적·요격할 수 있는 핵심 자산이다. 자체 개발한 중거리형 MFR을 중심으로, 장거리용 다기능레이다(Long-Range MFR)와 장사정포 탐지에 특화된 장사정포 요격체계 다기능레이다(LAMD MFR)까지 기술 라인업을 확장하며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에서 중추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UAE와 사우디 양국에 연이어 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한화시스템은 중동지역 대형 방산 프로젝트에서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다. 업계는 독립 브랜드로 전자 방산 수출을 성공시킨 드문 사례라며 K-방산 기술경쟁력이 세계에서 통한다는 보여준 대표적인 실증 사례라고 평가하고 있다.

우주 감시정찰 분야에서도 한화시스템은 기술 독립과 글로벌 진출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말 국내 최초로 소형 SAR(합성개구레이다) 위성 독자 발사에 성공한 데 이어, 영국 BAE시스템스와 초광대역 RF 및 SAR 복합 위성망 개발에서 협력하고 있다.

AI·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한 정찰용 복합센서 위성망을 공동 구축하고, 수출시장 동반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하는 저궤도 통신위성 시험사업에도 참여하며, 민군 복합 위성 생태계의 중심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육·해·공 통합 플랫폼 구축…사이버·AI 기술로 미래 전장 주도


지상전력 분야에서는 KF-21 AESA 레이다, EO 타겟팅 포드, IRST 등 한국형 전투기 핵심 센서를 모두 자체 개발하고 있다. AESA 레이다는 최근 이탈리아 레오나르도사와 수출 계약으로 해외 시장 진출도 확대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12월 제주도 해상에서 민간 최초 상용 지구관측 ‘소형 SAR 위성’을 발사하고 교신에 성공했다. 한화시스템 제공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12월 제주도 해상에서 민간 최초 상용 지구관측 ‘소형 SAR 위성’을 발사하고 교신에 성공했다. 한화시스템 제공

해양 분야에선 함정 전투체계(CMS) 국산화와 무인수상정·자율잠수정·기뢰제거장비 등 풀라인업을 구축했고, 지상 분야에선 워리어플랫폼, 전장 통합시스템(IVS), 전술통신체계를 포함한 전장 솔루션을 제공하며 전방위로 무인‧지능화 전략을 확장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SI(시스템통합)와 IT솔루션을 기반으로 민수·군수 시장 모두를 겨냥하고 있다. 특히 AI 기반 전장관리, 사이버 방어, 전술정보통신체계(TICN), 군위성통신-II, 합동전술데이터링크(JTDLS) 등은 미래 전장의 ‘두뇌’로 자리 잡고 있다.

한편 야심차게 추진하던 도심항공교통(UAM) 분야에선 기체 개발에서 항행·관제 솔루션 중심으로 전략 축을 변경했다. 미국 오버에어와 공동 기체 개발을 중단하면서 기체 사업에서 철수하는 대신, UATM(도심 항공교통관리 서비스), 군사용 첨단항공기(Advanced Air Vehicle, AAV) 등 인프라·통제 중심으로 기술 개발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우주, AI, 무인솔루션 역량을 바탕으로 첨단 무기체계의 핵심인 감시와 제어 기술을 수출 주력으로 삼겠다”며 “글로벌 방산 테크기업으로 전환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시스템의 방산 수주잔고는 1분기 기준 8조4000억원 수준으로 최근 수출이 늘고 있어 수주잔고도 함께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연이은 중동 수출과 첨단 기술개발 성과가 맞물리면서 올해 매출 3조원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트레이트뉴스 박응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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