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AI연구원이 지난 5년간 쌓아온 AI(인공지능) 기술력을 바탕으로 진화하고 있는 '엑사원(EXAONE)'의 생태계를 첫 공개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이른바 'ABC'(AI·바이오·클린테크) 사업 구상에 발맞춰 초거대 AI 모델 엑사원을 B2B(기업 간 거래) 사업으로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
22일 LG AI연구원은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컨버전스홀에서 'LG AI 토크 콘서트 2025'를 개최하고 다양한 산업군에서 응용할 수 있는 엑사원 모델을 대거 소개했다.
엑사원(EXAONE)은 2021년 말 LG AI연구원이 최초로 공개한 LLM(대규모언어모델) 기반의 멀티모달 AI 모델이다.
LG AI연구원은 빠르게 개발을 거듭하며 현재 '엑사원 4.0'까지 내놨으며 이를 차세대 정밀 의료와 임직원용·기업용 AI 에이전트 등 여러 산업군으로 AI 모델을 확장하고 있다.
LG AI연구원의 이 같은 전략은 LG그룹 내 계열사들의 AX(AI 전환)을 가속해 생산성을 향상하고 나아가 그룹 차원의 AI를 통한 신사업을 발굴한다는 목표에 따른 것이다. 임직원용을 통해 LG그룹 계열사들이 AI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사업을 발굴할 수 있도록 하고 특히 아직 약한 바이오나 사이언스 분야 등을 엑사원을 통해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발표에서는 LG AI연구원이 엑사원 생태계 내의 국내외 주요 파트너사들과의 협업 현황과 향후 AI B2B 사업 모델 다변화 전략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은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기반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하고 AI 모델 개발을 넘어 다양한 산업 현장에 적용해 사업적 가치를 만들고 범용성과 전문성을 모두 갖춰 나가 글로벌 파트너사와 함께 AI 생태계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락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 겸 CSAI(최고AI과학자)는 "엑사원을 다양한 산업에 특화해 LG그룹 계열사로 활용하고 또 새로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LG AI연구원은 이 자리에서 엑사원으로 만든 런던증권거래소 그룹(LSEG)과의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서비스, 대규모 AI 모델의 추론(실행)을 지원하는 인프라 회사 프렌들리 AI(FreindlAI)와의 파트너십, 국내 팹리스 AI 반도체 기업인 퓨리오사와의 신경망처리장치(NPU) 개발 협업 등을 소개했다. 특히 LSEG와의 인텔리전스 서비스는 올해 3분기 내 상용화 예정임을 밝혔다.
파트너사들과의 협업과 더불어 실제 산업군에서 적용될 수 있는 엑사원 모델도 공개했다. 세계 최고 수준 성능의 국내 첫 하이브리드 AI 모델 엑사원 4.0과 질병 진단 시간을 2주에서 1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는 정밀 의료 AI 모델 '엑사원 패스 2.0', 엔터프라이즈(기업용) AI 에이전트 '챗엑사원', 고품질 데이터를 생산하는 AI 공장 역할을 하는 플랫폼 '엑사원 데이터 파운드리', 기업들이 보안 걱정 없이 엑사원 모델을 사용할 수 있도록 외부로부터 독립된 환경에서 기업용 에이전트를 구축하는 풀스택(통합형) 설루션 '엑사원 온프레미스' 등이다.
이 가운데 챗엑사원은 이날 기업, 공공기관, 연구기관을 대상으로 베타 버전을 오픈했다. 기업용 이메일로 가입이 가능하다.
다만 LG AI연구원은 구글의 재미나이나 오픈AI의 챗GPT 등과 같은 B2C 보다는 B2B용 AI 개발에 초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임우형 공동 연구원장은 "일반 대중들을 상대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을 주 목적으로 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에 엑사원의 매출 발생 시점에 대해서는 이화영 LG AI연구원 AI사업개발부문장이 "작지만 지금도 매출이 발생하고 있고 계열사 중 LG CNS나 LG유플러스는 이미 (엑사원을 통한) B2B 사업으로 수주한 금액만 1000억원대로 알고 있다"며 "다만 당장 매출보다는 그룹의 AX 시점을 앞당기고 AI를 통한 신사업을 찾는 게 미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또 ABC 영역에서 LG 그룹의 신사업 방향과 얼라인(일치)하면서 사업을 진행 중"이라며 "엑사원 패스 2.0을 통한 바이오 사업이 그 일환이며 향후 유럽과 미국의 거대 제약사들하고 협업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LG AI연구원은 엑사원을 LG그룹 외 다른 기업으로도 제공·확산하고 '피지컬(물리적) AI'까지로도 엑사원을 발전시키고 접목한다는 목표다.
이홍락 공동 연구원장은 "AI가 현실을 인식하고 판단하며 실제 환경을 바꾸는 피지컬 AI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우선 로봇이나 공장 장비, 제조에 도움이 되는 피지컬 AI를 고려하고 있으며 계열사와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LG AI연구원은 정부가 추진 중인 '독자적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지원 사업'에 참여한 상태로, 소버린 AI의 중요성을 인정하며 AI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이 가장 시급하다고 봤다.
이화영 AI사업개발부문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인프라가 압도적으로 부족한데 국가 차원에서 인프라를 해줘야 기업들이 그 인프라 위에서 애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 데이터 관련 규제들도 과감하게 오픈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