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 84㎡A 1.17 대 1, 82㎡D 0.09 대 1
3.3㎡(1평) 1903만원, 84㎡형 채당 5.8억
부동산침체 깊은 한숨, 미분양이 일상 '제주'
"어디든 미분양"이라는 말이 자연스러운 제주, 아파트 브랜드가 뭔지, 단지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묻는 것조차 무의미해졌다.
제주도 분양시장은 고분양가 후유증과 경기 둔화가 맞물리며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 특히 서귀포 지역을 중심으로 ‘준공 후 미분양’이라 불리는 악성 재고가 쌓이고 있다. 가격을 대폭 낮춰도 시장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은 22일 실시된 이 단지 1순위 청약 결과, 83가구 모집에 40명이 지원, 평균 0.48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주택형별 경쟁률은 84㎡A형이 6가구 모집에 7명이 신청, 1.17대 1로 가장 높았고, H타입 1.09 대 1, C타입 0.64 대 1, F타입 0.45 대 1, B타입과 E타입 0.27 대 1 순이다. D타입은 11가구 모집에 1명이 지원, 0.09 대 1로 가장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외도 성원상떼빌'은 지하 2층~지상 12층, 전용 82~84㎡형이 모두 83가구 소규모로, 분양가는 3.3㎡(1평)당 1903만 원. 주력형인 전용 84㎡형의 채당 평균가는 5억7700만원선이다.
지역의 P 공인중개사는 “준공을 앞두고 부랴부랴 후분양에 들어가면서 가전·가구 무상 제공이라는 ‘당근’을 내세우고 있지만, 큰 반응은 없다”며 “지금 분위기로 봐서는 분양가를 더 내리지 않으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만큼 시장의 냉기류가 거세지만, 1순위 성적은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평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제주 아파트값은 3년 전보다 약 10% 하락했다. 전국적으로 낙폭이 큰 지역 중 하나다. 부촌으로 통하는 연동, 노형동 일대의 유명 브랜드 아파트도 전용 84㎡형 기준 2억 원 이상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세대 밀집 지역 나홀로 아파트인 '외도 성원상떼빌'처럼 입지·규모·환경이 미묘한 단지는 시장 비선호 약점 탓에 위기감이 더 크지만, 나름 선전했다는 평가다.
지역 부동산 개발사 H 대표는 “주택이고 땅이고 매물이 넘쳐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 이게 더 무서운 거”라며 “거래가 완전히 끊긴 ‘거래절벽’ 상황이 길어지면, 결국 지역 경제와 민생까지 얼어붙는 거죠”라고 경고했다.
[스트레이트뉴스 김태현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