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ETF’ 수익률 45.8% 기록...자산운용 규모 1.3조원으로 확대
키움·하나·KB, 공격적 ETF 드라이브…리브랜딩과 라인업 재편 가속

최영진 한화운용 최고마케팅책임자.
최영진 한화운용 최고마케팅책임자.

한화자산운용이 ‘플러스(PULS) ETF’ 리브랜딩 1주년을 맞아 성과와 향후 전략을 공개했다. K-방산 상장지수펀드(ETF)는 1조3000억원 규모로 성장하며 수익률 45.8%를 기록했고, 고배당 ETF도 1조5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날 한화운용은 디지털자산을 차세대 전략 축으로 선언하며, 블록체인 기반 상품 개발과 글로벌 확장 비전을 밝혔다.


◇ 1조 돌파한 K-방산 ETF…디지털자산을 다음 축으로


23일 한화운용은 여의도 63빌딩에서 ‘PULS ETF’ 리브랜딩 1주년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한화운용은 지난해 7월 ETF 브랜드 ‘PLUS ETF’로 리브랜딩을 했다.

리브랜딩 당시 3조9000억원이던 전략 설정액은 현재 4조원을 돌파하며 성장을 이어갔다. 대표 전략 상품인 ‘K-방산 ETF’는 1조3000억원 규모로 확대됐고, 수익률도 45.8%를 기록하며 국내는 물론 미국 시장에서도 주목받았다. 실제로 하나자산운용이 미국 ETC와 협업해 상장한 ‘KDF ETF’는 2025년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ETF로 평가받았다. 또한 ‘고배당 ETF’ 역시 1조5000억원을 돌파하며 차별화된 배당 전략으로 초격차 성과를 거뒀다.

특히 이날 한화운용이 디지털자산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명확히 제시했다. 

최영진 한화운용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미래세대가 생각하는 대로 세상은 바뀔 것”이라며 “당사가 이 변화의 흐름을 주도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최 CMO는 “2016년부터 디지털자산에 대한 개인 투자를 시작했고, 2020년에 한화운용 전략본부장으로 오면서 업계 최초로 디지털자산팀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초기에는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다소 생소한 행보였지만, 그는 “무분별한 투자를 막기 위해 금융기관이 직접 정보를 만들어 제공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화자산운용 PLUS ETF CI.
한화자산운용 PLUS ETF CI.

한화운용은 이후 2년간 다양한 생태계 조사를 진행했고, 홈페이지에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대체불가토큰(NFT) 등 디지털자산 관련 리서치 보고서와 정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축적해왔다. 최 책임자는 “당장 비즈니스가 되지 않더라도, 제도권 금융기관이 자본과 리소스를 투입해 시장의 길을 밝혀야 한다는 생각으로 임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 정부가 들어서면서 디지털자산기본법, 자본시장법 개정 논의가 본격화됐고, 빠르면 올해 하반기 안에 제도적 기준이 완성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최영진 CMO는 “미국의 경우, 이미 2024년 1월부터 비트코인 현물 ETF를 상장했고, 4월에는 블랙록이 실물자산을 기반한 토큰을 발행해 유통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화운용도 시큐리타이즈에 대한 투자를 집행했고, 싱가포르의 ABDX 플랫폼에도 투자한 바 있다”며 “이는 단순한 지분참여가 아니라, 실제로 실물자산 개념검증(RWA PoC)을 수행한 실전 경험을 가진 운용사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설명했다.

최 책임자는 디지털자산을 단기 수익이 아닌 장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사실 그동안 블록체인 생태계 내에서 수면 아래에서 상당히 많은 노력을 해왔는데 이제는 정책 환경이 바뀌고 있다”며 “디지털자산 시장의 보이지 않는 길을 먼저 걸어온 만큼, 한화운용은 내년에 이 시장의 강자가 될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그는 “디지털자산 전략이 단순히 수익률을 넘어서, 세대교체와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응답”이라며 “미래세대가 생각하는 이 자산군을 외면하면 안 된다”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이는 것을 찾아내는 것, 그것이 플러스 ETF의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최 책임자는 “디지털자산이야말로 한화운용이 지금까지 준비해온 또 다른 초격차 전략의 축이 될 것”고 덧붙였다.


◇ 은퇴 세대 겨냥 ‘이중 자산 솔루션’ 상품 출시 대기


금정섭 한화운용 ETF사업본부장은 “2025년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금 본부장은 “정말 지긋지긋하게 들었던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이제는 바뀌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업계에 퍼지고 있다”며 “그동안 여러 요인이 있었지만, 1~3년 동안 정부가 펼친 정책과 실제 시장 반응을 보면 이제 변화의 임계점에 다가섰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배당주가 과거처럼 저평가된 자산이 아니라, 이제는 시장의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국내 배당주는 앞으로 성장주가 될 것이라는 얘기를 작년부터 꾸준히 해왔고, 실제로 최근 자금 흐름과 정책 대응을 보면 그 흐름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했다.

배당주 중심의 변화는 단순한 시장 트렌드가 아니라 구조적 재편이라는 게 그의 시각이다. 

금정섭 본부장은 “자본시장이 선진화되면 주식에서 자본 차익보다 배당 수익의 비중이 커지게 된다”며 “이제 국내 시장도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유럽이 그랬고 일본이 밸류업 정책으로 따라왔으며, 최근에는 중국도 강제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정섭 한화운용 ETF사업본부장.
금정섭 한화운용 ETF사업본부장.

한화운용은 고배당·커버드콜 ETF 외에도 은퇴 세대를 겨냥한 ‘이중 자산 솔루션’ 상품을 준비 중이다. 

금 본부장은 “은퇴자들은 주식 외에도 채권,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을 조합해 안정적인 수익을 원한다”며 “하반기 중 실제 수요를 반영한 자산배분형 ETF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9월에는 자본차익 기능이 강화된 고배당주 ETF를, 이후에는 미국 배당시장에 특화된 ETF도 선보일 것”이라며 “한화운용은 글로벌 배당 리딩 하우스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인공지능·에너지 전쟁 대응 전략을 보면, 에너지 밸류체인의 복원이 필수적”이라며 “우리는 원자력 공급망 복원이라는 스토리에 맞춰 관련 ETF를 설계했고, 실제 성과도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플러스 ETF는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신뢰 기반의 브랜드로 자리 잡고 싶다”며 “투자자가 ‘일단은 사볼 수 있는 브랜드’로 인식하도록, 앞으로도 시장을 이끄는 내러티브와 구조적 투자 아이디어를 지속 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키움·하나·KB, 공격적 ETF 드라이브…리브랜딩과 라인업 재편 가속화


한편 국내 ETF 시장은 2024년 말 기준 약 173조원 규모로 성장하며, 2020년 말의 52조원 대비 3배 이상 커졌다. 이처럼 시장 규모가 급격히 확대되면서 자산운용사들 사이의 ETF 점유율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후발주자들은 공격적인 마케팅과 인력 확보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KIWOOM’ 브랜드 리브랜딩과 함께 AI 반도체·의료AI·양자컴퓨팅 등 테마형 ETF 라인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 세계 최초로 ‘프로텍티브 풋’ 전략을 적용한 액티브 ETF도 출시하며 방어와 추세 추종을 자동 결합한 전략을 선보였다.

이경준 키움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
이경준 키움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

하나자산운용 역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4월 ETF 브랜드를 ‘KTOP’에서 ‘원큐(1Q)’로 교체한 후, 순자산이 지난해 말 기준 약 39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1조7238억원으로 5배 이상 급증하며 시장 점유율 8위(0.89%)에 올랐다.

하나운용은 단기채권, 미국 S&P500 ETF 등 다양한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차별화된 분배 방식과 저렴한 보수 전략을 강화 중이다. 브랜드 개편 직후 인력 확보에도 박차를 가해, 김승현 전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컨설팅담당을 ‘1Q’ ETF 총괄로 영입했고, 김태우 대표의 직접 지원도 돋보인다.

KB자산운용은 최근 조직 재편과 인사 이동으로 ETF 부문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김찬영 전 본부장의 사의에도 불구하고, 마케팅과 상품기획 기능을 결합한 ‘ETF상품마케팅실’ 신설 등 전열 재정비에 나섰다. 그 결과, 순자산은 1분기 기준 연초 대비 30.06% 증가하며 시장점유율(AUM) 17조원을 돌파했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ETF 시장 인력 풀이 제한된 반면 각 운용사 간 인재 유치 경쟁은 격화되는 추세”라며 “실제로 다수 운용사가 뛰어난 디지털·마케팅 전문 인력 확보에 집중하며, 출혈을 감안해서라도 마케팅 지출을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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