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필품부터 신선식품까지…4사 할인·증정 대격돌
세븐일레븐, '창고 대방출'로 가장 많은 혜택 선도

서울 한 편의점에 붙은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처 안내문. 연합뉴스
서울 한 편의점에 붙은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처 안내문. 연합뉴스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이 시행되면서 편의점 업계가 전례 없는 마케팅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올해는 특히 폭염까지 겹쳐 소비자들의 편의점 방문이 활발해진 가운데,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편의점 4사의 할인·증정 이벤트가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하고 풍성하게 펼쳐졌다. 이 중 세븐일레븐이 두각을 나타내며 4사 경쟁을 이끌고 있다는 업계 평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들이 이번 마케팅 전쟁에 집중하는 이유는 단지 매출 증대만이 아니다. 대형마트가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제외되면서, 동네 중심 소상공인 채널인 편의점이 최대의 수혜처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사는 한정된 소비자 지갑을 잡기 위해 상품군, 할인폭, 증정 혜택 모두를 작년보다 한층 강화했다.

4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할인 품목 확장과 쿠폰 연계 혜택의 다양성이다. CU는 여름철 소비가 집중되는 음료(탄산, 스포츠·이온, 에너지, 과즙, 주스, 우유 등) 700여 종을 8월 한 달간 1+1, 2+1, 카드 할인, 금요 멤버십 특가 등 여러 형태로 할인해 소비자 발길을 끌었다.

지난해보다 행사 상품 수가 약 25% 늘어난 이번 이벤트는 폭염과 소비쿠폰 지급 효과가 맞물리며 즉각적인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7월 말~8월 초 CU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뛰었고, 맛있는 음료와 건강식품, 즉석먹거리, 아이스크림 등이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GS25는 ‘2개 중 1개는 할인’이라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게, 생수·음료·생필품·신선식품 등 1700여 종을 대상으로 1+1 행사, 카드 추가 할인, 번들 할인 등 실질적인 장바구니 부담 완화에 초점을 맞췄다. 매장별 평균 운영 상품 3000여 종 중 절반가량이 이번 행사 혜택에 포함될 정도로 규모가 크다.

복숭아·정육·고구마말랭이 등 신선식품에도 파격 할인과 1+1 혜택을 적용하고, 냉장·냉동 탕·찌개·육류 등 가정간편식 품목도 할인율을 대폭 확대해 소비쿠폰 기한 내 ‘편의점 장보기’ 트렌드를 주도했다. 실제 객단가와 매출 증가율 모두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세븐일레븐은 ‘민생회복 초특가전’에서 생필품 초특가 할인과 창고 대방출을 테마로 한 행사를 이달 말까지 진행한다. 세븐일레븐 제공
세븐일레븐은 ‘민생회복 초특가전’에서 생필품 초특가 할인과 창고 대방출을 테마로 한 행사를 이달 말까지 진행한다. 세븐일레븐 제공

이 와중에 세븐일레븐은 2000여 개 품목에 대한 ‘민생회복 초특가전’을 앞세워 가장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생수, 라면, 생활용품 등 주력 생필품은 물론, 계란, 두부, 콩나물과 같은 신선식품, 햇반, 세탁세제, 위생용품까지 폭넓게 할인과 증정 행사를 적용해 소비자 만족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또 고급 아이스크림 나뚜루, 수입맥주 세트, 한우·과일·쌀 등 다양한 상품을 특가로 판매하고, 정육·농산·공산품 기획 특가 택배 상품도 함께 선보이며 ‘원스톱 쇼핑’ 환경을 완성했다.

특히 세븐일레븐은 ‘창고 대방출’이라는 콘셉트 아래 대형마트 못지않은 할인 구색을 갖추고, 일반 택배도 특가로 이용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론칭해 이용자층 확대를 꾀했다. 8월 한 달 간 4사 중 단연 가장 많은 할인 품목과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마트24는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에 맞춰 총 3160종의 상품을 대상으로 대규모 할인 행사를 펼쳤다. 특히 방학과 바캉스 시즌을 겨냥해 과자와 우유 품목에 집중하여 1+1, 2+1 증정 행사와 카드 결제 시 20~30% 추가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는 KB국민, 하나, 삼성, 우리카드로 5000원 이상 구매 시 20%, 1만원 이상 구매 시 30% 할인을 적용했으며, 16일부터 31일까지는 흰 우유 및 가공유 53종에 대해 비씨, 농협, 현대, 롯데카드로 같은 혜택을 제공했다. 탄산음료 전 품목 구매 고객에게는 BBQ치킨 할인 쿠폰을 랜덤으로 지급하는 경품 이벤트도 진행해 고객들에게 큰 반응을 얻었다.

이 같은 다각적인 프로모션 덕분에 이마트24는 소비쿠폰 시즌 동안 고객 혜택을 극대화하며 매출 상승과 고객 만족도 제고에 성공했다. 

이마트24는 8월에도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 고객들의 겨냥해 다양한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이마트24 제공
이마트24는 8월에도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 고객들의 겨냥해 다양한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이마트24 제공

◇정부 쿠폰 특수에 '편의점 장보기' 트렌드 확산


민생회복 소비쿠폰 효과는 업계 전반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편의점 매출이 10% 이상 일시에 성장했고,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소상공인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도 뚜렷이 늘었다.

특히 편의점은 소비자 접근성과 진입장벽 측면에서 대형마트에 비해 유리해 ‘동네 장보기’ 트렌드의 중심지로 안착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업계는 앞으로도 정부 정책과 계절적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프로모션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변수는 상품 경쟁력과 할인폭 확대 못지않게 소비자의 실제 선택과 만족도에 있다는 점에서, ‘장보기 플랫폼’으로의 진화는 각 사의 서비스 품질, 행사 기획력, 생활밀착형 혜택 등 종합적인 경쟁력이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 여름 편의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민생 경쟁’의 최전선에서 소비자 신뢰와 선택을 판가름하는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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