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합병 리스크에도 2분기 실적 양호…하반기 프리미엄 수요 회복 집중 
중국 노선 수요 상승에 현지 협력 확대하고 미래 먹거리 무인기 시장까지 정조준

대한항공 B777-300ER 항공기.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B777-300ER 항공기. 대한항공 제공

국내 항공업계가 고유가와 고환율 등 이중 악재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어려운 가운데 대한항공이 하반기 반등 채비에 나선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2분기 매출 3조9859억원, 영업이익 399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 4%씩 줄어든 규모지만 올해 상반기 아시아나항공과 합병과 관련된 공정거래위원회의 운임 제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성적을 기록한 모습이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항공사 중 유일하게 회복을 넘어 성장을 바라볼 수 있는 항공사"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항공정보시스템 에어포탈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제선 이용객수는 4538만명으로 전년 대비 7.1%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국내 LCC(저비용항공사) 대부분은 실적이 크게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장거리 노선과 프리미엄 수요가 회복된 대형항공사는 실적이 개선되고 있지만 LCC는 단거리 노선 경쟁과 원가 부담 등으로 수익성 개선이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핵심 경쟁력이 '수익 관리'라고 보고 아시아나항공과 합병 작업에 속도를 내는 한편 본격적으로 보잉(B) 777-300ER 기종에 대한 개조작업에 돌입하고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를 신설하는 등 단가 개선과 수익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신설하는 프리미엄석은 일반석 대비 약 1.5배 넓은 좌석으로, 좌석 간 간격은 39~41인치(약 1m)로 설계한다. 다른 주요 항공사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보다 여유로운 규모로, 대한항공은 프리미엄석을 좌석을 총 40석, 2-4-2 구조로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프리미엄석 도입을 계기로 기내환경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B777-300ER 항공기 11대의 기내를 전면 개조하며 이에 3000억원가량을 투입한다.

대한항공은 프리미엄석 신설로 최근 고급 서비스를 선호하는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하면서 수익성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본래 일등석은 탑승률이 20~30% 수준에 불과해 수익성 확보에 한계가 있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보잉 777-300ER 항공기 개조는 지난 2018년부터 추진해 온 전사 차원의 대규모 프로젝트"라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작업이 지연된 끝에 선보이게 된 만큼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사의 꽃은 Revenue Management(수익 관리)"라며 "같은 비행기라도 수익성은 천차만별이며 대한항공은 앞으로 다양한 운임 세그먼트를 구성해 고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여객 수요가 회복되고 있는데 따라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과 손잡고 중국 여행 시장 공략에도 나선 상태다. 지난 7일 대한항공은 씨트립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비즈니스 혁신과 시장 공동 개척을 위한 협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사는 씨트립 웹사이트 내 대한항공 공식 플래그십 스토어 운영, 항공권을 포함한 차별화된 여행 상품 개발, 기업 고객 대상 맞춤형 프로모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전방위 협력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대한항공은 미래 경쟁력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아직 전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항공우주 부문 역량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며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이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미국 AI 방산기업 안두릴과 한국 및 아시아·태평양 무인 항공기 분야의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협력합의서(TA)에도 서명했다. 한국형 무인기를 공동 개발하면서 함께 아·태 무인기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재혁 LS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은)지난 4월 국군 UH-60 헬기 성능개량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2029년 기체 첫 인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무인기 사업의 경우 소형 드론부터 중고도 무인기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고 있으며 2027년 이후 정찰 및 타격용 무인기 수요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밖에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으로 기단 규모가 240대 이상으로 확대된데 따라 프랑스 사프란 등 해외 기업들과 운항 안정성과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기술 협력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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