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회장 효성, 효성중공업 중심으로 실적 개선·위기 관리
조현상 부회장 HS효성, 사업 재편 더딘 가운데 사법리스크 발생
효성가(家) 형제가 하반기 경영을 앞 둔 가운데 희비가 갈리고 있다. 형인 조현준 회장이 이끄는 지주사 효성은 효성중공업의 호실적을 기반으로 효성화학, 효성티앤씨 회복에 집중하는 반면 동생인 조현상 부회장이 이끄는 HS효성은 HS효성첨단소재의 사업 재편을 고심하는 사이 갑자기 불거진 오너 사법 리스크로 경영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효성그룹의 지주사 효성은 올해 2분기 매출 6019억원, 영업이익 991억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7%, 159.5% 증가하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 당기순이익도 492.7% 늘어난 89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주사 효성의 실적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곳은 효성중공업이다. 효성중공업의 2분기 매출은 1조52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77%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43억원으로 162.15% 대폭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209.70% 증가한 873억원을 기록했다.
효성중공업은 미국 전력기기 수요 증가로 변압기 수출이 급증세인데 따라 호실적을 거뒀다. 현재 미국 프로젝트가 효성중공업 수주잔고의 41%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으로, 향후 효성중공업은 HVDC(초고압직류송전) 변압기를 중심으로 AI 인프라 사업 수주를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효성중공업의 호실적을 바탕으로 글로벌 업황 악화가 심각한 화학 부문은 빠르게 재건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효성화학의 경우 2분기 영업손실이 90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전년 동기(영업손실 607억원) 대비 손실폭을 줄였다. 분기 순차입금비율도 380.3%로, 직전 분기(628.5%) 대비 낮아졌다.
반면 동생인 조현상 부회장이 이끄는 지주사 HS효성은 독립 이후 아직 큰 성장을 이루지 못한 모습이다. HS효성의 주력 계열사인 HS효성첨단소재가 실적을 이끌어야 하나 기대보다 더딘 성장을 보여주는 가운데 알짜 사업으로 분류되던 타이어 스틸코드 사업 매각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속도는 다소 더딘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조현상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 악재까지 겹치면서 경영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HS효성이 HS효성첨단소재의 포트폴리오 조정과 함께 AI 분야 신사업을 적극 추진할 예정인데, 이번 위기로 성장동력 마련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우려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S효성은 올해 2분기 매출 3879억원, 영업이익 108억원을 기록했다. 출범을 지난해 7월 1일에 한 데 따라 전년 동기와 비교하기는 어려운 가운데 직전 분기 대비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5%, 0.1% 하락했다.
실적 대들보였던 HS효성첨단소재가 기대보다 상승세가 더딘 상황이다. HS효성첨단소재는 2분기 매출 8430억원과 영업이익 587억원을 기록했는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1.33% 줄었다. 앞서 지난 1분기에도 HS효성첨단소재 영업이익이 4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4% 줄었는데, 2분기에도 큰 회복은 못한 모습이다.
이 가운데 신사업 재원 마련을 위해 추진 중인 HS효성첨단소재의 타이어 스틸코드 매각 작업도 예상보다 장기화됐다. 지난해 11월부터 매각을 추진해왔지만 지난 1일에서야 글로벌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탈을 타이어 스틸코드 사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주식매매계약(SPA)는 다음달 안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매각을 결정한지 약 10개월 만이다.
자연스럽게 신사업 투자는 하반기부터 내년 사이에 이뤄질 전망이다. HS효성은 타이어 스틸코드 사업 매각을 통해 약 1조5000억원 재원을 마련해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는 한편 AI 및 전기차 소재 등 신사업에 적극 투자하고 탄소섬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알짜 사업을 매각하는 만큼 수익성이 하락할 여지가 있다. 박현준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탄소섬유 수급 부담으로 실적이 저조할 가능성이 크고 수익성이 불안정한 신사업에 대한 투자 부담으로 당분간 재무안전성이 약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최대한 빠르게 HS효성 체질개선을 이끌어야 하는 조현상 부회장이 최근 김건희 여사의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씨가 설립에 참여한 IMS모빌리티에 부당하게 투자를 한 혐의를 받으며 조사에 참석하는 등 특별검사팀의 수사 대상에 오른 것이 가장 큰 불안 요소다.
IMS모빌리티는 대기업들로부터 총 184억원의 투자를 받은 정황이 포착됐는데, 이 중 HS효성 계열사들이 35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투자 배경에 김 여사 측과의 친분이 작용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하는 중이다.
HS효성은 즉각 "IMS모빌리티 투자는 사업 목적에 따른 정상적인 것"이라고 설명하며 리스크 대처에 나선 상황이다.
그러나 특검이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감시국으로부터 자료를 확보하면서 조 부회장의 계열사 차명 보유 의혹을 조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전방위로 압박을 가하고 있어 당분간 신사업 추진 보다는 사법 리스크 해소에 집중해야 할 전망이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