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관-김건희-윤석열-박성근 취업청탁 의혹
이봉관의 자수서는 "구속 피하기? 형량 줄이기?"
부사장 지주택 비리 혐의 구속기소, 회사 기로
서희건설 주식 거래 정지 중, 향후 상폐도 가능

민중기 특검에 자수서를 제출한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과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민중기 특검에 자수서를 제출한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과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80)이 지난 11일 민중기 특검에 제출한 자수서가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 구속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 가운데, 이봉관 회장과 김건희 씨가 이 회장 맏사위 박성근 씨 취업을 청탁했다는 의혹이 국정개입 사건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봉관의 3종선물세트, 국정개입 비화 조짐


“김건희 여사에게 6천만원짜리 반 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전달했다.”, “3천만원짜리 브로치와 2천만원짜리 귀걸이도 추가로 건넸다.”, “사위가 윤석열 정부에서 일할 기회가 있는지 알아봐 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했다.”

서희건설 이 회장이 인정한 것으로 알려진 자수서 내용이다. 특검이 서희건설에 대한 전방위 압수수색에 나서자, 이 회장은 서둘러 자수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이 자수서가 김건희 씨 구속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진단한다. 이전까지 김건희 측은 2022년 6월 나토 순방 때 착용한 해당 목걸이를 ‘어머니에게 선물하기 위해 구입한 모조품’이라고 둘러댔기 때문이다.

거짓이 들통난 현실, 법원은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김건희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이 회장의 자수서가 향후 재판에서 형량을 낮추고 구속을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먼저 ‘모조품’이라던 김건희 씨의 거짓말을 이 회장이 알고 있는 상황에 자수함으로써 형량을 낮추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다. 자수하면 임의감경 사유가 발생해 감형을 노릴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법조계 한 변호사는 “특검 수사 협력을 통해 준 사람과 받은 사람 모두 처벌되는 ‘뇌물 혐의’가 아닌 받은 사람만 처벌되는 ‘알선수재 혐의’ 적용을 위한 노력 아니겠느냐”는 분석을 내놨다. 알선수재일 경우, 김건희 씨만 처벌 받게 된다.


지주택사건만으로도 어려운데 공천개입까지?


그런데 특검이 서희건설의 주력사업인 ‘말 많고 탈 많은 지역주택조합사업’을 들여다보고 있는 상황,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지난 2023년 7월부터 9월까지 김건희 씨 통신 기록을 확인한 결과, 이 회장과 김건희 씨가 세 차례나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나 가뜩이나 어려운 지경에 빠진 회사가 더 휘청일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흘러나온다.

7월 11일 김건희 여사 의혹들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 등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벌인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희건설 사옥. 연합뉴스
7월 11일 김건희 여사 의혹들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 등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벌인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희건설 사옥. 연합뉴스

MBC 보도에 따르면, 이 회장은 2023년 7월 31일과 8월 16일 두 차례 문자를 보냈고, 김건희 씨는 8월 18일 한 차례 답했다. 두 사람이 연락을 주고받은 전화번호는 김건희 씨가 지난 2024년 11월 교체하기 전까지 사용하던 개인 휴대전화다.

공수처는 두 사람이 연락을 주고받은 시기가 당시 국무총리 비서실장(차관급)이던 이 회장의 맏사위 박성근 씨의 22대 총선 출마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공천개입 관련 여부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두 사람이 연락을 주고받은 이후, 이 회장의 사위 박 전 비서실장은 부산광역시 중·영도 지역 경선에 출마했다. 공교롭게도 출마의 변을 밝혔던 해당 지역구 6선 맹주 김무성 전 의원은 이후 출마를 접었다. 하지만 박 전 비서실장은 윤석열 정부 초대 해수부 장관 조승환 의원에게 고배를 마시고 경선 탈락했다.

교회건설사업과 함께 서희건설의 덩치를 2025년 상반기 시공능력평가 순위 16위까지 키워준 '지역주택조합(지주택)사업'과 관련, 서희건설 송 모 부사장은 경기도 용인시 한 지역주택조합사업을 둘러싸고 지난 7월 31일 이미 비리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송 부사장이 전 조합장에게 13억7500만원을 주고, 전 조합장은 그 대가로 물가 상승에 의한 공사비 증액분을 실제 142억원보다 243억원 많은 385억원으로 부풀려 조합총회를 통과시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지난 11일 한국거래소가 서희건설에 대해 ‘송 부사장의 횡령 혐의’를 공시해 현재 서희건설 주식은 거래가 중지돼 있다. 향후 검찰 수사에 따라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오전, 특검이 구속된 김건희 씨를 불러 조사를 이어갈 예정인 가운데, 김건희 씨가 진술거부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스트레이트뉴스 김태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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