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장기화에 원유 생산량 감소 우려…공급 불안 대비 조치
​​​​​​​남양유업 “환원유 준비 계획 없어”…업계 대응 기조와 차별화

국내 주요 유업체들이 최근 이어지는 기록적 폭염으로 원유(原乳) 생산량 감소가 예상되자 ‘환원유’ 제품 준비에 나섰다. 다만 생산량 감소 폭이 크지 않아 실제 제품 생산 계획은 없고 원유 공급 불안정에 대비한 선제적 조치라는 입장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는 지난달 28일 ‘서울우유 추억을 담은 고소한 milk’라는 이름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 보고를 완료했다. 매일유업도 최근 ‘라이크 밀크’라는 이름의 환원유 제품을 테스트 생산해 이에 대한 품목 보고를 마쳤다. 

주목할 점은 해당 제품의 품목 유형이 일반적인 우유나 가공유가 아닌 ‘환원유’로 분류됐다는 점이다. 

환원유는 탈지분유에 물과 유지방을 섞어 만든 것으로 우유로 분류되지 않는다. 다만 맛과 영양성분이 유사해 국내에서는 ‘우유’ 대신 ‘밀크’라는 이름으로 유통된다. 가공유 제품에도 흔히 사용된다. 원유보다 가격이 저렴해 후발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 우유가 아니라는 이유로 일부 소비자들은 거부감도 나타내기도 한다.

그럼에도 유업계가 환원유 제품을 검토한 것은 올여름 더위가 예년보다 심했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올해 온열질환자 수는 지난해 동기(1324명) 대비 1709명 많았다. 사망자 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 8명 대비 10명 늘었다.

국내에서 사육되는 젖소는 대부분 홀스타인 종으로 기온이 27도를 넘으면 더위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아 우유 생산량이 감소한다. 특히 32도 이상 폭염 지속 시 생산량이 최대 20%까지 줄어들 수 있다.

서울우유와 매일유업 측은 “이번 조치는 폭염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일 뿐, 원유 생산량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어서 출시 계획은 없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단기적 공급 차질은 관리 가능하다고 보면서도 유업계가 장기적으로는 구조적 변화와 소비 트렌드 대응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폭염으로 인한 원유 생산 차질은 당장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하지만 인구 감소, 소비 패턴 변화, 대체 음료 확산 등 구조적 변화가 이미 진행 중인 만큼, 장기적으로는 이에 대응하는 전략이 유업계의 생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남양유업 측은 환원유 제품 준비와 관련해 회사에서 계획하고 있는 건 없다는 입장이다.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