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두산비나 인수…베트남서 친환경 선박 사업 역량 확대
조선 이어 건설기계도 베트남서 확장…전력기기 등 추가 기대

HD현대베트남조선 전경. HD현대 제공
HD현대베트남조선 전경. HD현대 제공

HD현대 그룹이 조선, 건설기계, 전력기기 등 주요 사업에서 호실적을 쌓으며 순항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해외 거점으로 베트남을 집중 공략하고 있어 주목된다. 글로벌 사우스로 떠오르고 있는 베트남에서 입지를 굳히고 사업 경쟁력을 확대하려는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 20일 두산에너빌리티의 베트남 법인인 '두산에너빌리티베트남(이하 두산비나)'를 약 2900억원에 인수했다.

두산비나는 화력발전 보일러, 항만 크레인, LNG(액화천연가스) 플랜트 모듈 등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기존 두산비나의 사업을 유지하는 한편 두산비나를 독립형 탱크 제작 기지 및 아시아 지역 내 항만 크레인 사업을 위한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독립형 탱크는 LNG 추진선, LPG(액화석유가스) 운반선, 암모니아 운반선,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등 친환경 선박의 핵심 기자재로, 최근 IMO(국제해사기구) 환경 규제 강화 등에 따라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중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친환경 기자재 생산 능력이 확충된 만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친환경 선박 라인업을 확대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간 베트남에서 HD현대베트남조선을 통해 조선 사업을 적극 전개해왔던 HD현대가 두산비나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베트남에서 친환경 선박 사업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HD현대가 지난 1996년 베트남 국영공사와 합작법인 형태로 설립한 HD현대베트남조선은 약 100만㎡ 부지에 도크 2기와 1.3Km 길이의 안벽을 비롯해 선각공장, 의장공장, 도장공장 등 대규모 시설을 갖춘 동남아 최대 조선소로 꼽힌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HD현대베트남조선은 최초 수리용 조선소로 출발해 차츰 인력과 생산역량을 확보하면서 신조선 경쟁력을 쌓아갔다"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HD현대가 또 럼 베트남 당서기장 주관으로 실시된 기업 간담회에 참석해 베트남과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당시 참석한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는 양국 상호 협력의 효용성을 설명하고 베트남 사업에 대한 HD현대의 의지를 드러냈다. 또 HD현대베트남조선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프로젝트 기간을 50년에서 70년으로 연장하는 등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아울러 베트남과 실질적인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베트남 최대 국영 해운사인 베트남해양공사(VIMC)와 '포괄적 조선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향후 베트남 조선업 발전 촉진, VIMC 선대 확충 및 현대화 등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나가기로 약속했다.

이밖에도 HD현대의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건설기계 사업도 베트남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이다.

HD현대의 건설기계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HD현대건설기계는 지난달 11일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직업훈련 전문대학 '더 센트럴 컬리지 오브 트랜스포트 넘버원(CCT1)'과 '친환경·스마트 건설기계 인력 양성 사업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

해당 MOU를 통해 HD현대건설기계는 향후 5년간 CCT1에 스마트 건설기계 장비 및 기자재 지원과 함께 교육 커리큘럼 개발, 국제기능올림픽 참가 지원, 취업박람회 개최 지원 취약계층 및 지역사회 대상 교육 제공 등 다각적인 도움을 줄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베트남 내 지속가능한 건설기계 산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고 궁극적으로는 베트남 내 사업 확장과 브랜드 경쟁력 강화까지 함께 도모한다는 목표다.

업계에서는 HD현대가 글로벌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데 따라 베트남을 돌파구로 삼은 것으로 보고 있다. 베트남이 신흥 글로벌 사우스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6~7%대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며 동남아시아 국가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약 1억명에 달하는 인구에 중산층도 확대되고 있어 내수 시장 성장성도 높다. 또 남중국해에 접해 있어 지리적으로 글로벌 해상 물류 네트워크 활용이 용이하다.

이에 국내에서도 베트남이 한국의 경제 파트너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12일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한국과 베트남은 연대와 협력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양국은 위기 속에 손잡을 최적의 파트너"라며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기업인들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HD현대가 향후 전력기기(HD현대일렉트릭), 전력인프라(HD현대인프라코어) 등 다른 주요 사업도 베트남에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HD현대 관계자는 "HD현대일렉트릭은 이미 베트남 호치민에 지사를 두는 등 진출해 있다"며 "동남아 지역의 경제 활동이 활발해지고 신재생에너지 발전 확대까지 맞물리면서 전력 수요 또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향후 사업 확대의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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