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추위, KDDX 사업방식 선정 안건 미상정…다음달로 연기
방사청·기술자문위원회 '수의계약' 무게…방추위 의견 주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자 선정이 1년 넘게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다음달 최종 결론이 날 수 있을지 업계 이목이 집중된다. 당초 이달 진행해야 했던 선정 논의가 또 한 달 미뤄진 만큼 신속히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8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가 개최됐으나 KDDX 사업자 선정 관련 안건은 상정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 22일과 25일에 방추위 외부위원 설명회가 열렸지만 당시에도 KDDX 사업 방식 안건이 제외된 탓이다.
본래 방위사업청은 이날 열린 방추위에서 '수의계약'을 전제로 KDDX 사업방식을 결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한미 정상회담과 일정이 겹친데다 방사청장 등 인사가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 한 차례 결정을 유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방사청은 기술자문위원회 검토 등을 다시 거쳐 다음달 18일 분과위원회를 진행하고 다음달 말에 방추위에서 최종 결정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다만 다음 방추위에서도 사업자 선정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은 남아있다.
KDDX 사업은 7조8000억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6000t급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2012년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이 진행했으며 2023년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맡았다. 남은 단계는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다.
현재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놓고 수의계약과 경쟁입찰 두 가지 사업 방식 중 하나를 결정해야 하는 기로에 서있다.
방사청은 계속해서 수의계약에 무게를 둬 왔지만 방추위 위원장인 안규백 국방부 장관, 방추위 민간위원 등이 경쟁입찰을 강조하면서 의견이 좁혀지지 못했다. 여기에 KDDX 사업 수주가 향후 후속함·해외 수출 경쟁력 확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HD현대와 한화 양사의 사업 참여 의지도 팽팽한 상황이다.
수의계약으로 진행할 시 기본설계를 담당했던 HD현대중공업이 맡게 된다. 방위사업관리규정 89조에 따라 기본설계 주관 기관이 계속해서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위원회 심의를 거쳐 해당 업체가 사업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경쟁입찰로 진행하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맞붙게 된다.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 유출 문제로 인해 경쟁입찰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방사청과 KDDX 기술자문위원회는 수의계약 의견을 계속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14일 진행했던 KDDX 기술자문위원회에서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지면서 방사청이 이 같은 회의 결과를 종합해 보고했으며, 안 장관이 최종적으로 한 번 더 검토해볼 것을 주문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다음달 방추위에서는 사업방식 선정 결론이 나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미 상당 부분 사업이 지연되면서 기존 계획에 차질이 생긴 만큼 최대한 빠르게 사업방식을 확정하고 추진 속도를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종 사업자 결정 이후에도 수백개에 달하는 협력업체들과 기자재 납품 및 관련된 협의 진행 등으로 시간이 상당히 소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KDDX 사업은 예정된 일정보다 2년 정도 늦어진 상황"이라며 "해군 전력 공백이 우려된다. 사업이 계속 지연되면 결국 국가적인 손해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