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AI(인공지능) 전용 데이터센터인 'SK AI 데이터센터 울산'이 본격적인 건설에 들어간다.
SK텔레콤과 SK에코플랜트는 AWS(아마존 웹 서비스), 울산광역시와 함께 국내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AI 전용 데이터센터인 'SK AI 데이터센터 울산'의 기공식을 개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날 울산광역시에서 열린 기공식에는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유영상 SK텔레콤 CEO, 김형근 SK에코플랜트 CEO 등 SK그룹 관계자를 비롯해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신재원 AWS 코리아 전무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축사를 통해 "오늘 우리가 착공하는 'SK AI 데이터센터 울산'은 단순히 건물을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디지털 경제의 근간을 세우고 미래를 구축하는 중요한 인프라"라며 "앞으로도 SK는 책임감 있는 동반자로서 끝까지 울산과 대한민국의 AI 강국으로 향하는 여정에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지가 크게 반영된 결실이다. 최 회장은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에너지, 정보통신, 반도체에 이은 그룹의 4번째 퀀텀 점프 계기로 삼을 수 있다고 보고 이번 사업을 진두지휘해 왔다. 이에 지난 6월 최 회장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SK그룹과 울산시는 'SK-AWS 울산 AI 데이터센터 건립 계약'을 체결했다.
AI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AI 연산을 위해 고전력, 냉각, 네트워크 역량을 갖춘 데이터센터로, 서버랙당 20~40kW 이상의 전력을 소비하는 고집적 GPU를 활용하는 첨단 IT 인프라다. 대규모 전력을 소비하는 고성능 서버를 운용하기 때문에 냉각 용량도 일반 데이터센터의 4~10배 이상인 서버랙 당 40~100kW의 용량이 필요하다.
이 가운데 'SK AI 데이터센터 울산'은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 기반 연산을 지원하는 AI 컴퓨팅 특화 구조 및 시스템과 초고집적 랙 밀도, 공랭+수랭식 하이브리드 냉각 시스템 등이 적용돼 기존 데이터 센터 대비 높은 성능과 효율을 구현한다. 본격 가동 시점은 2027년 말이다.
설계 단계부터 AI 전용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로 추진됐으며 세계 최대 클라우드 업체인 AWS의 기술 요건을 반영해 글로벌 수준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번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건립은 국내 AI 산업 발전은 물론 지역 및 국가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먼저 울산은 SK그룹이 안정적인 가스 공급망과 에너지 솔루션, 해저케이블에 유리한 입지와 산업 친화적 환경을 갖춰 이번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최적의 입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SK가스, SK멀티유틸리티 등 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SK멀티유틸리티는 SK가스로부터 LNG(액화천연가스) 연료를 공급받아 한국전력 대비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력을 제공할 수 있으며 LNG 열병합 발전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과 효율적인 데이터센터 운영을 동시에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SK그룹은 이번 데이터센터를 거점으로 울산의 AI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 제조업 혁신 등을 이끌어낸다는 구상이다.
SK AI 데이터센터 울산이 제조업 중심 도시인 울산의 산업 혁신과 제조업 르네상스를 견인할 핵심 인프라로써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AI 인프라 투자를 통한 관련 기업 유치와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물론 AI 기반 디지털 트윈, 스마트팩토리 등 기존 제조업의 AI 혁신을 통해 울산 지역의 산업 체질을 개선해 울산이 새롭게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SK그룹에 따르면 SK와 AWS 투자를 포함한 전체 프로젝트를 통해 향후 30년간 7만8000명 이상의 고용 창출과 25조원 규모의 경제효과가 기대된다.
또 이번 프로젝트는 그룹 차원에서 다양한 계열사의 역량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사업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전략적 자산이 될 전망이다.
SK그룹의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SK에코플랜트, SK가스, SK케미칼, SK멀티유틸리티, SK하이닉스, SK AX 등 SK그룹 주요 계열사가 참여하며 ICT 분야와 환경·에너지 계열사들의 역량을 총결집해 이뤄졌기 때문이다.
인프라 구축을 맡은 SK에코플랜트의 경우 친환경 대신 AI와 반도체 등 첨단 산업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상하기로 한 데 따라 이번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AI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입지를 다져 초기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ICT·반도체·에너지 등 AI 생태계 육성을 위해 SK그룹 계열사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AI 데이터센터 솔루션 내재화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SK에코플랜트는 연료전지 기반의 전력 공급 시스템을 통해 대규모 전력망이 확보되기 어려운 지역에서도 안정적인 전원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으며 연료전지에서 발생하는 열을 활용한 냉각 시스템 기술(WHRC)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김형근 SK에코플랜트 CEO는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 AI 관련 인프라 구축에서 차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SK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 실현은 물론 국가적 차원의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구축'에 일조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의 핵심 거점을 확보하고 전국적인 AI 인프라 확장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란 AI 데이터센터, GPUaaS, 에지 AI(Edge AI) 등 세가지 축을 중심으로 전국의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전략이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SK텔레콤은 이날 행사에서 울산광역시와 AI 데이터센터 구축 및 고객사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협력은 물론 하이퍼스케일급 AI 데이터센터를 향후 GW급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로 확장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유영상 SK텔레콤 CEO는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구축은 지역 산업의 혁신을 이끌어가는 구심점이 되는 동시에 국가적 관점에서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AI 데이터센터 허브로 도약할 기회"라며 "울산시와 SK 그룹이 협력해 온 전략적 기반 위에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구축'이라는 신 산업 생태계 조성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