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이 다음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청정에너지 전시회 ‘RE+ 2025’에서 ESS 신제품을 공개하며, 북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LG에너지솔루션 미국 애리조나 공장 조감도. LG에너지솔루션 제공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이 다음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청정에너지 전시회 ‘RE+ 2025’에서 ESS 신제품을 공개하며, 북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LG에너지솔루션 미국 애리조나 공장 조감도. LG에너지솔루션 제공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한 달 뒤 종료되면서 국내 배터리 3사가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전기차 시장 침체가 불가피한 가운데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면서, 국내 기업들은 북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다음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청정에너지 전시회 ‘RE+ 2025’에서 ESS 신제품을 공개한다. 삼성SDI는 리튬인산철(LFP) 기반 ‘삼성 배터리 박스(SBB) 2.0’을 처음 선보이고, 최신 삼원계 제품인 ‘SBB 1.7’도 함께 전시해 라인업을 강화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각형 LFP 배터리를 첫 공개하며 기존 파우치형 제품과 함께 투트랙 전략으로 북미 ESS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IRA 종료로 미국 전기차 시장은 당분간 큰 위축이 예상된다. 보조금 폐지가 예정보다 7년 앞당겨진 데다 전기차 수요 둔화가 겹치면서 ‘전기차 캐즘(성장 정체기)’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배터리 기업들의 ESS 사업 집중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분석이다.

ESS 시장은 전기차와 달리 성장세가 예상된다. 노후 전력망 교체, 재생에너지 확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가 맞물리며 미국 ESS 시장은 올해 36억8000만달러(약 5조1200억원)에서 2030년 50억9000만달러(약 7조7000억원)로 연평균 6.7% 성장할 전망이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배터리에 최고 58.4%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어서 국내 기업들의 반사이익도 기대된다.

국내 배터리 3사는 미국 현지 생산 체계를 ESS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SK온은 조지아 단독공장의 전기차용 배터리 라인 일부를 ESS 전용으로 전환하고, 삼성SDI는 현지에 생산라인을 새로 구축해 연내 가동에 들어간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가장 먼저 ESS 생산 체계를 확보하고 50GW 이상의 수주 물량을 따내며 앞서가고 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약 43억달러(약 5조9800억원) 규모의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시장에서는 고객사가 테슬라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삼성SDI와 SK온 역시 현지 업체들과의 대형 계약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IRA 종료는 국내 배터리 기업들에게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한다. 전기차 시장 침체로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지만, 미국 ESS 시장의 성장세와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관세 장벽은 국내 업체들의 북미 시장 확장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IRA 종료 이후 4분기부터 전기차 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것”이라며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모두 ESS 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어 향후 북미에서 치열한 경쟁이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박응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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