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한달새 21조원 감소…현대차는 6조원 상승 선방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가 그룹 시총 견인
정의선 회장, 상속 구도 핵심회사로 주목받는 중
삼성, SK, LG 등 주요 그룹 시총이 최근 한달간 수십조원 폭락한 가운데, 현대차만 홀로 상승했다. 현대차는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중심으로 급등했는데, 단순히 업황이 아닌 지배구조 전략과 상속 구도가 시장에 반영된 사례로 주목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1일과 이날 장초가 기준 현대차그룹 시총은 163조원에서 169조원으로 6조원 상승했다. 상위권의 다른 그룹들이 줄줄이 하락한 것과 비교된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가 최근 한달간 급상승해 그룹 시총을 견인했다. 이는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양사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지분 승계와 그룹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핵심 계열사로 지목되고 있다.
현대차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이슈에도 미국 내 생산 확대 전략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다만, 현대로템은 그간 방산업 수혜로 가파르게 올랐다가 단기 과열 부담으로 조정받았다.
삼성그룹은 653조원에서 632조원으로 21조원이나 감소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낙폭이 컸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로 수출 불확실성이 확대된 게 두드러졌다. 그룹 내 시총 비중이 큰 삼성전자도 최근 한달간은 외국인 매도세로 약보합을 보였다.
SK그룹도 290조원에서 274조원으로 16조원 급락했다.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로 급등했었지만 중국 알리바바의 자체 AI 개발 발표로 미국 엔비디아의 독점 구도가 깨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전날 낙폭이 컸다.
그룹의 다른 주축인 SK이노베이션도 전기차 배터리 소재 및 정유, 화학사업 업황 부진으로 주가 하락세가 이어졌다. 한때 폭등했던 지주회사 SK는 8월 차익실현매물로 조정받다가 민주당의 자사주 의무소각 3차 상법 개정 이슈가 불거지며 월말에 급반등했다.
LG그룹은 163조원에서 151조원으로 12조원 줄었다. LG전자와 LG화학 등 주력 계열사의 실적 부진과 업황 악화 전망으로 주가 약세다. LG화학의 경우 정부가 업황 위기 대응을 위한 산업 재편 방안을 발표했지만 주가 하락세를 바꾸지 못했다.
HD현대그룹은 123조원에서 127조원으로 4조원 올랐다. HD현대중공업과 미포조선 합병안 발표가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한 모습이다.
한화그룹은 121조원에서 115조원으로 6조원 감소했다. 한화오션은 ‘마스가(MASGA)’ 프로젝트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한화솔루션 주가가 부진하다. 차익실현 매물과 화학사업 부진 등이 작용한 듯 보인다. DL케미칼과 공동 소유한 여천NCC의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됐고, 부도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추가 출자 부담이 부각된 요인도 있다.
두산그룹은 63조원에서 58조원으로 5조원 빠졌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원전 이슈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한수원 및 한전과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원전 계약이 노예 계약이란 비판을 받으며 급락했다가 이후 합작회사(JV) 기대감으로 반등했지만, 협상 지연과 불확실성으로 최근 한주간 하락세를 지속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이재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