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1블록, 59㎡ 단일형 538가구
의정부서 4.5년만에 분양 재개
'탑석 푸르지오'보다 1.2억 저렴
4년 8개월 전 고산보다 40% 고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고분양가 후유증에 미분양의 늪에 빠진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4년 8개월 만에 본격 공공분양에 나선다. 의정부 녹양동 우정지구 A-1블록에서다.
의정부시 녹양동 196-4번지 일대, 수도권 지하철 1호선 녹양역에서 1.6㎞ 떨어진 비역세권이나, 홍복산 숲세권에 바로 옆 버들개 초교가 자리한다. 4000여 가구의 우정지구 첫 분양이어서 '착한' 단지 선점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단지는 지상 최고 25층, 8개 동에 전용 59㎡ 단일형 538가구 규모다.
이번 본청약에서는 2011년 11월 사전청약 이후 당첨자 10명 중 4명이 가격 부담과 입지 논란으로 당첨을 포기, 특별공급 178가구를 포함해 238가구가 공급 예정이다. 그러나 남아있는 사전청약 당첨자 가운데 추가 이탈자 발생이 불가피, 일반공급은 60가구에서 200가구 가까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치솟는 고분양가에 서민 내집 마련 기회 '맞나?'
이번 우정지구의 59㎡ 분양가는 평균 3억8800만 원, 3.3㎡(1평)당 1519만원이다. 사전청약 당첨자의 상당수 포기에도 불구하고 고공행진의 의정부 지역 민영보다는 '착한' 분양가라는 게 현지 평가다.
녹양동 H 중개사는 "주택건설업계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C노선의 건설을 특급호재로 내세워 최근 4년 동안 민영 분양가가 40% 이상 급등, 미분양이 속출해왔다"며 "LH의 우정 첫 분양은 치솟는 분양가에 내집 마련을 포기한 무주택 서민의 보금자리 마련 꿈을 실현시키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실제 '의정부우정 A-1블록의 공공분양'은 사전 청약 당시 예정가보다 15% 올린 데 불과하다. 의정부역서 4㎞ 내외 떨어진 용현동에서 동시성으로 분양 중인 '탑석 푸르지오 파크7'의 같은 형(5억원)에 비해 1억2000만원 저렴하다.
지역 일각에서는 무주택자 내집 마련의 반려자로 자임하는 LH가 우정지구에서 적잖이 부담을 주는 분양가를 책정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LH가 2021년 1월 서울 접근성이 양호한 고산지구에서 선보인 같은 형이 2억7700만원으로 우정지구보다 40% 내외 저렴하게 선보인 데 따른다. 공공분양의 장점인 ‘저렴한 분양가’가 이번 우정지구에서 희석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우정지구 선점...비역세귄은 흠결
우정지구는 총 51만㎡ 부지에 4000호가구가 웃도는 작은 신도시급 주거단지다. A-1·A-2·A-3블록은 60㎡ 이하 공공분양, B-1은 일반분양, B-2와 S-1은 민간·통합 임대, S-2는 일반+임대다. 이번 A-1블록은 지구의 첫 분양으로, 향후 전체 공급 성패를 좌우할 상징적 단지다.
장점으로는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가까워 안심 통학이 가능하고, 홍복산 숲세권과 종합운동장이 인접해 쾌적하고 건강한 생활환경을 누릴 수 있다는 게 꼽힌다. 그러나 단점도 뚜렷하다. 1호선 녹양역과 1.6㎞ 떨어져 있어 도보 접근성이 떨어지고, 전매 제한 3년과 재당첨 제한 10년 규제가 적용된다.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GTX-C 노선이 의정부역을 경유하나 현재 착공 단계에 머물러 있어 개통 시점은 불투명하다.
포기자 많으나 일반 경쟁률은 치열
녹양역 일대는 노후 공동주택이 상당수로 입주 7년 차 녹양역 역세권인 '힐스테이트 녹양역'의 같은 형 실거래가는 3억8000만원 내외다. LH의 이번 우정지구 첫 분양은 공공임에도 불구하고 주변 시세와 비슷한 수준이어서 수요자들이 선뜻 통장을 꺼내는 곳은 아닐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축 프리미엄이 있더라도 공공분양의 장점인 가격 메리트가 약하다'는 것이다.
LH의 수도권 공공분양은 당첨자 중 상당수가 장기간 대기 중 계약을 포기했지만, 일반공급 경쟁은 여전히 치열하다. 최근 남양주 진접2 A-1과 왕숙 A-1 등 2곳 공공분양에서는 포기율이 40%를 넘기도 했으나, 본청약의 일반공급 경쟁률은 16 대 1, 29 대 1로 뜨겁다.
이는 공공분양 자체의 희소성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우정 A-1도 비슷한 양상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고분양가 시장 냉각, 우정지구가 시험대
의정부 주택시장은 최근 분양 성적이 부진하다. 2023년 의정부역 링크시티 이후 민영은 고분양가와 단기 과잉공급으로 대부분 미달사태를 빚었다. 우정지구 A-1블록이 이러한 분위기를 반전시킬지가 주목된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의정부의 신규 분양 단지마다 미달을 겪고 있는 건 민영의 고분양가와 단기 과잉공급이 원인이다”라며 “분양가 상한제의 의정부 두 개 지구의 분양가 차이는 훨씬 전 땅을 사들인 고잔지구 보상가가 크게 저렴한 데다 LH가 공공주택의 품질을 해마다 높인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LH의 청약홈플러스는 9월 15~16일 사전당첨자 본청약 접수에 이어 17일 특별공급, 18~19일 일반공급을 실시한다. 당첨자 발표는 10월 1일이다.
[스트레이트뉴스 김태현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