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북항터미널 공사현장, 온열질환 추정
울산대병원 이송 당시 측정 체온 43도
대우건설, 2022년 이후 현장서 12명 사망
2024년 한해 사망 7건, 대형건설사 중 최다
"원청 차원 안전인력 충원, 공정관리 혁신 필요"

대우건설 시공현장에서 또다시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사진은 대우건설 서울 을지로 사옥. 대우건설 제공
대우건설 시공현장에서 또다시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사진은 대우건설 서울 을지로 사옥. 대우건설 제공

대우건설 시공현장에서 또다시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이번에는 온열질환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해 여름철 고온 작업 환경에 대한 관리 부실이 도마에 올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4일 오후 2시 50분쯤 울산 대우건설 북항터미널 공사현장 3탱크 데크플레이트에서 바닥 청소 작업을 하던 근로자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동료들의 신고로 구조가 이뤄졌으나, 울산대병원에 이송됐을 당시 측정 체온이 43도일 정도로 심각한 상태에서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다. 의료진이 심폐소생술을 반복했지만 끝내 이날 오후 8시 54분쯤 사망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정확한 사고 원인과 현장 안전관리 실태를 조사 중이다.

대우건설은 최근 몇 년간 산업재해 통계에서 최다 사망사고 사업장으로 지목돼 왔다. 고용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올해 1분기까지 대우건설 현장에서 총 12명이 숨졌으며, 2024년 한 해에만 7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해 대형 건설사 중 가장 많았다. 현장 점검에서도 추락 방지시설 미비, 가설 구조물 불량, 품질 관리 소홀 등 위반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온열질환이나 추락, 협착과 같은 사고는 해마다 반복되는데, 이는 대형 건설사가 안전관리 비용을 부담이 아닌 투자로 전환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중대재해처벌법의 취지를 살리려면 원청 차원의 안전 인력 충원과 공정 관리 혁신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반복되는 안전사고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피해자와 유가족분들께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끝까지 책임을 다할 것이며 해당 현장 모든 작업을 중지하고 경찰, 고용노동부 등 관계 당국의 사고 원인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며 "동일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 현장을 대상으로 안전수칙 준수 여부, 근로자 건강 상태 등을 확인하고 작업중지권 등 위험요인 제거 활동이 정상 작동하는지 특별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스트레이트뉴스 김태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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