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에서 진행된 현대차-LG엔솔 합작 배터리 공장 불법체류자 단속 현장 모습. ATF 애틀랜타 지부 엑스(X·옛 트위터) 갈무리
미국 조지아주에서 진행된 현대차-LG엔솔 합작 배터리 공장 불법체류자 단속 현장 모습. ATF 애틀랜타 지부 엑스(X·옛 트위터) 갈무리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 등이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서배나에 위치한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배터리) 건설 현장에서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단속을 벌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이 사태 확인에 나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미 주류·담배·총포 담당국(ATF) 애틀랜타 지부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 공식 계정에 올린 글에서 "오늘 HSI, ICE, 마약단속국(DEA), 조지아주 순찰대 등과 함께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있는 현대차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대규모 이민 단속 작전을 벌였다"고 밝혔다.

이어 "불법체류자 약 450명을 체포했으며 이는 지역 사회 안전에 대한 우리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ATF 애틀랜타 지부는 이 소식을 전하면서 현장에서 단속 요원들이 불법체류자들을 검거하는 사진을 함께 게시했다.

이번 단속에 대해 미 국토안보부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사법부 허가를 받아 집행한 작전"이라며 "우리는 불법 고용 행위를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SI 조지아주 책임자인 스티븐 슈랑크 특별수사관은 현지 지역 방송으로 중계된 브리핑에서 단속과 관련해 "체포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폭탄 등으로 미국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압박하고 있긴 하나 불법 이민 및 불법체류와 관련해서는 미국 투자기업에 대해서도 강경한 법 집행을 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서배나 모닝뉴스(SMN)에 따르면 미국 조지아주 순찰대 관계자는 "브라이언 카운티에 있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HSI의 범죄 수색영장 집행 작전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또 미국 현지 매체 WSAV는 수백 대의 법 집행 차량이 동원된 가운데 이날 오전부터 진행된 이번 단속에서 약 450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현지의 한국 영사 업무 담당자에 따르면 불법체류 혐의를 받는 450여 명 중에는 한국에서 현지로 출장을 간 직원 30명 이상(협력업체 직원 포함)과 현지에서 채용된 노동자들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에서 출장 간 사람들은 대부분 회의 참석이나 계약 등을 위한 비자인 B1비자이거나 무비자인 전자여행허가(ESTA)를 소지한 채 현지에서 일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들 역시 '체류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단속의 대상이 된 상황이다.

당국이 현장 공사를 담당하는 업체에 소속된 일용직 노동자 중 불법체류자들을 가려내 체포하는 과정에서 허용된 체류자격을 넘어선 활동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한국인 출장자들도 체포된 상태다.

체포된 사람 중 상당수는 추가조사를 위해 조지아주 폭스턴에 위치한 ICE 시설로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를 관할하는 주애틀랜타 한국총영사관은 재미 한인 변호사 등으로 변호인단을 꾸리고 있는 중으로, 변호인단은 한국인들이 구금된 시설을 조만간 방문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 한국 본사도 사태 파악과 수습에 나섰다. 

HL-GA 배터리 회사 선임 홍보 전문가인 메리 베스 케네디는 공식 성명에서 "우리 건설 현장에서의 활동과 관련해 관계 당국과 전적으로 협력 중"이라며 "당국의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건설 작업을 일시 중단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 중"이라며 "임직원과 협력사 인원들의 안전과 신속한 구금해제를 위해 한국 정부 및 관계 당국과도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통역 및 변호사 지원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단속 및 추방 정책을 펼치는 중으로, 외국인 노동자가 다수 일하는 공장이나 농장 등을 급습해 불법체류자로 의심되는 사람들을 체포한 뒤 수용 시설로 이송하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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