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성본부(KPC)는 15일 발표 ‘노동생산성 국제비교’ 보고서에서 2023년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이 51.1달러로 OECD 37개국 중 24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픽사베이
한국생산성본부(KPC)는 15일 발표 ‘노동생산성 국제비교’ 보고서에서 2023년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이 51.1달러로 OECD 37개국 중 24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픽사베이

한국 노동생산성이 전년보다 개선됐지만 OECD 국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제조업은 세계 최상위권 경쟁력을 이어가는 반면 서비스업은 낮은 생산성으로 발목을 잡히면서 산업 간 격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한국생산성본부(KPC)는 15일 발표한 ‘노동생산성 국제비교’ 보고서에서 2023년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이 51.1달러로 OECD 37개국 중 24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27위에서 3계단 상승한 결과다.

같은 기간 1인당 노동생산성은 9만5351달러로 OECD 21위에 올랐다. 두 지표 모두 소폭 개선됐지만 한국은 여전히 OECD 평균을 밑도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OECD 평균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64.3달러, 1인당 노동생산성은 11만2799달러였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은 1인당 노동생산성이 15만8335달러로 OECD 6위에 올랐다. 반도체·전자제품·자동차 등 수출 중심 산업의 설비투자 확대와 생산 효율화 전략이 반영된 결과다. 한국 제조업 생산성은 독일, 일본, 미국과 견줄 수준이다.

반면 서비스업은 7만5225달러로 27위에 그쳤다. 이는 제조업 대비 49% 수준에 불과해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서비스업 중에서도 유통·운수·숙박·음식업 등 전통 대면 업종에서 생산성이 낮아 전체 평균을 끌어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보험, ICT, 전문과학기술 서비스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부문은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으나 비중이 여전히 작아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전문가들은 “전통 서비스업 혁신과 함께 지식집약형 서비스업의 비중 확대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보고서는 한국이 OECD 최고 수준의 자본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투자 구조가 건설·설비 등 유형자산 위주에 편중돼 있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소프트웨어, 데이터, R&D, 브랜드, 인적자본 등 무형자산 투자는 OECD 평균을 밑돌았다.

무형자산 투자가 부족하면 인공지능(AI), 디지털 전환, 바이오 등 신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선진국은 이미 무형자산 중심으로 투자 구조를 전환하며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기 때문이다.

KPC는 한국의 노동생산성 제고 과제로 △서비스업 고부가가치화 △무형자산 투자 확대 △글로벌 연계를 통한 수출형 서비스업 육성 등을 제시했다. 특히 ICT와 금융, 전문서비스 분야에서 해외 시장 진출을 확대하면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전망했다.

또한 보고서는 근로시간 단축 정책이 일정 부분 긍정적인 효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2022년 1915시간에서 2023년 1894시간으로 줄며 OECD 평균과 격차가 좁혀졌다. 근로시간 감소에도 불구하고 생산성이 유지·개선된 점은 주목할 만한 변화다.

다만 단시간 근로 확산이 생산성 향상으로 직결되지 못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기업 현장에서는 여전히 인력 운용의 경직성과 기술 투자 부족으로 노동 효율성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KPC는 “근로시간 단축과 부가가치 증대로 노동생산성이 개선됐으나, 서비스업 생산성 정체는 구조적 한계로 남아 있다”며 “고부가 서비스업 확대와 무형자산 투자 없이는 글로벌 경쟁국과 격차를 좁히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스트레이트뉴스 박응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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