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 차익 노리는 세력, 국제 공급망 불안 야기”
<편집자주> 국가기간산업은 단순한 기업이 아니라 한국 경제와 안보를 떠받치는 전략 자산이다. 영풍·MBK의 적대적 M&A 시도가 단기 차익을 위해 공익과 공급망 안정을 위협한다는 지적이 거세다. 이에 스트레이트뉴스는 고려아연 사례를 통해 국가핵심기업 보호의 필요성을 짚어보고자 한다.
고려아연이 글로벌 친환경 산업 전환의 핵심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 최대 아연 제련 능력을 앞세운 회사는 전기차·반도체 등 미래 산업의 필수 소재 공급을 책임지며, 국제 공급망 안정성에서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아연·납 제련을 넘어 니켈·리튬·희유금속 등 2차전지 핵심소재 사업으로 발을 넓히며 시장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행보는 배터리 산업이 급성장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수요를 충족시키는 기반이 되고 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테슬라 등 주요 글로벌 기업과 장기 계약을 체결하면서 안정적인 공급망을 보장했다. 고객사들은 고려아연의 지속적 공급 능력을 신뢰하며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적 지위는 고려아연이 단순한 제련업체를 넘어 글로벌 파트너십 기업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장기적 안목에서 구축한 공급망은 단기 차익을 노린 세력과 뚜렷한 차이를 드러낸다.
고려아연은 ESG 경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제지속가능성지수 등 주요 글로벌 지표에서 상위권을 기록했으며, 친환경 제련소로의 전환을 추진해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구체화하고 있다.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설비투자와 함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 도입에도 적극적이다. 이러한 노력은 국제적 기준을 충족하는 동시에 기업가치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회사는 해외 광산 투자와 제련소 운영을 통해 원자재 확보 능력을 강화해왔다. 이 과정에서 수급 불안정성을 줄이고 장기적 안정성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영풍과 MBK가 추진하는 적대적 M&A는 단기 수익을 노리는 자본 논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모펀드 중심의 접근은 장기 투자와 신뢰 기반의 공급망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해외 시장에서도 전략 자원 기업이 단기 자본 논리에 흔들려 산업 경쟁력이 약화된 사례가 적지 않다. 영국의 브리티시 스틸은 사모펀드에 인수된 뒤 제한적 투자와 부채 부담으로 경영이 악화돼 2019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후 중국자본에 인수됐는데, 최근 중국 경영진이 스컨소프 제철소 고로 폐쇄에 나서자 영국 정부가 운영권을 다시 되찾아오는 법을 입법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의 페아보디 에너지는 석탄 수요 감소와 환경규제 강화에 직면했음에도 과도한 부채와 단기 배당 중심 경영이 이어지며 2016년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로 인해 미국 내 에너지 공급망과 고용에 심각한 충격을 초래했다.
호주의 알루미나 합작기업 AWAC 역시 단기적 분배 논리에 묶여 필요한 설비투자가 지연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글로벌 수요가 확대되는 시점에 장기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채 EBITDA가 급락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처럼 해외 사례는 전략적 자원 기업이 단기 자본이나 분배 논리에 지배될 경우 산업 경쟁력은 물론 국가경제에도 부정적 파급효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일부에서는 브리티시스틸처럼 중국 자본에 넘어가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적대적 M&A에 국가가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신뢰받는 파트너”라며 “단기적 차익을 노리는 세력의 접근은 국제 공급망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고려아연의 ESG 성과와 글로벌 파트너십은 장기적 가치”라며 “적대적 M&A는 이 같은 경쟁력을 훼손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스트레이트뉴스 박응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