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수출 1458억→1799억…‘K-소주’가 성장 주도
베트남 현지 공장 착공…해외 소주 매출 5천억 목표
하이트진로가 글로벌 무대에서 소주의 입지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국내에서는 하이볼과 저도주 선호 확산으로 전통 소주 수요가 흔들리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K-소주’가 한류 문화와 맞물리며 신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금융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올해 2분기 연결 매출액은 64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45억원으로 전년 동기 682억원에 비해 5.4% 줄었다. 상반기 누적 기준매출액도 1조25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줄었다.
소주 부문은 1분기 제품 가격 인상에 따른 선수요가 집중되면서 2분기 물량이 줄어 내수 소주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다. 전체 소주 부문 성장률도 -6.3%에 그쳤다. 다만 ‘진로’ 브랜드의 내수 시장 점유율은 약 18% 수준을 유지해 주요 브랜드 경쟁력은 견고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해외 시장은 성장세가 뚜렷하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소주 수출액은 2022년 417억원에서 2023년 602억원, 지난해 650억원으로 2년 만에 56% 늘었다. 같은 기간 맥주 수출은 260억원대에서 정체된 반면, 기타 제재주 수출은 752억원에서 884억원으로 17%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하이트진로의 전체 수출 매출은 2022년 1458억원에서 지난해 1799억원으로 3년간 23% 성장했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글로벌 수요 확대에 대응해 현지 생산 거점 마련에 나섰다. 우선 베트남 타이빈성에 첫 해외 소주 공장을 착공했으며 내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소주의 세계화를 넘어 진로의 대중화 전략을 실현하겠다”고 밝히며, 베트남 수출공장을 글로벌 시장 확대의 교두보로 삼아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그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새로운 성장 기회를 발굴해 세계인의 일상과 함께하는 글로벌 주류회사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전략은 한류 콘텐츠 확산과 맞물리며 동력을 얻고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속 소주 장면은 해외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K-푸드 인기가 더해지며 소주는 식탁 위 새로운 주류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푸드 인기가 높아지면 K-소주 역시 자연스럽게 동반 성장한다”며 “일본 사케, 멕시코 데킬라처럼 글로벌 주류 반열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국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주요 국가에서는 유통 채널 확대와 소비자 접점 마케팅이 활발히 전개되며 브랜드 인지도와 호감도가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이트진로는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하기 위해 2030년까지 해외 소주 매출액을 5000억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증권가도 이 같은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강은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베트남 공장 착공은 단순한 해외 생산 거점이 아니라 글로벌 소주 사업 성장의 발판”이라며 “국내 소비 감소 기조 속에서도 해외 성과가 뚜렷해지는 만큼, 앞으로는 프리미엄 제품과 현지화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스트레이트뉴스 박수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