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탄탄한 재무·라이프케어 결합으로 시장 선도
대명, 가전·온라인몰 결합으로 MZ세대 적극 공략
웅진, 교육 콘텐츠 연계한 토탈 라이프케어 차별화
상조 업계가 교원, 대명, 웅진이 주도하는 ‘3사 경쟁’ 구도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어 주목된다.
보험, 교육, 여행, 가전 등 본업이 각기 다른 그룹 계열사들이 상조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으면서, 단순 장례 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라이프케어 플랫폼으로 변모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핵심은 누가 더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참신한 결합 상품으로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느냐에 달릴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 지배력을 굳혀가고 있는 교원라이프는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교원그룹은 교육·호텔·출판 등 그룹 전반에 걸쳐 소비자 접점을 넓혀왔고, 이를 기반으로 상조 사업을 단순한 장례 준비 수단이 아닌 ‘삶 전반의 관리 서비스’로 확장하고 있다.
특히 재무적 안정성이 강점이다. 교원라이프의 선수금 규모는 올해 상반기 기준 약 1조4500억 원으로, 이는 전년 대비 13.6% 증가한 수치다. 상조업계에서 선수금은 소비자 신뢰를 보여주는 지표로 꼽히는데, 교원은 이를 통해 유동성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단순 선수금 규모 기준으로는 웅진프리드라이프가 선두이지만, 종합적인 라이프케어 서비스와 브랜드 인지도, 고객 평점 등에서 교원라이프가 1위로 평가받는다. 업계에서는 교원이 그룹 차원의 라이프케어 결합 전략 덕분에 기존 상조 이미지에서 벗어나 소비자 신뢰도를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명아임레디는 특유의 기민함을 앞세워 추격에 나서고 있다. 대명소노그룹은 관광·레저 사업에서 확보한 브랜드 파워를 상조회 서비스와 연결해왔는데, 최근에는 MZ세대를 겨냥한 결합 상품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가전 구독이나 가전 결합형 상품을 통해 젊은 세대의 생활 방식을 끌어들이고, 자체 온라인 쇼핑몰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디지털 접점을 강화했다. 이 전략은 단순히 상조를 ‘언젠가 필요할 서비스’로 보던 소비자 인식을 바꾸려는 시도다.
대명아임레디의 선수금은 약 1조4000억 원대로, 짧은 기간에 매출 역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가전 등 실물 혜택을 결합해 당장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방식이 MZ세대에게 효과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웅진프리드라이프는 인수합병 이후 차별화된 전략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웅진그룹은 프리드라이프 인수를 통해 상조업 진출을 공식화했으며, 기존 교육 콘텐츠와 시너지를 노리는 방식에 집중하고 있다.
웅진은 어린이 학습지와 교육 콘텐츠를 기반으로 성장해온 기업인 만큼, 단순히 장례·상조에 머무르지 않고 ‘토탈 라이프케어 플랫폼’이라는 장기 비전을 제시한다. 일례로, 교육 콘텐츠와 상조 멤버십 서비스를 연계해 가족 단위 고객을 유인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교육 서비스를 활용한 차별화 모델이 가족 친화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이는 중장기적으로 상조 전환 서비스 확장에서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례 넘어 '삶 전체 케어'하는 플랫폼 경쟁 가속
세 회사가 주도하는 경쟁의 배경에는 상조업 시장 성격의 변화가 놓여 있다. 과거 상조는 ‘미리 준비하는 장례비용’ 정도로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주거·교육·여행·헬스 등 생활 전반과 결합한 일종의 라이프 멤버십 성격으로 진화하는 추세다.
교원이 안정적인 성장세로 ‘굳히기’에 나서고 있다면, 대명은 공격적인 상품 혁신과 디지털 전략으로 ‘숨가쁜 추격’를, 웅진은 교육과 상조를 잇는 새로운 콘셉트 제안으로 ‘차별화된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관건은 상조 전환 서비스 분야 확대"라며 "장례 이후 발생하는 금융·상속·생활 돌봄 영역으로 서비스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느냐가 경쟁의 다음 단계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누가 상조를 단순한 장례보험이 아닌 '삶 전체를 케어하는 플랫폼'으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하느냐에 따라 시장 판도는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김세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