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회장 “소비자·제품·산업 이해 없인 도태…지속적 진화 필요”
경영권 갈등 속 첫 공식석상…이번달 26일 임시주총 주목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이 K-뷰티 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글로벌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고급 브랜드 육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윤 부회장은 “화장품 산업은 소비자·제품·산업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아마존 뷰티 인 서울 2025’에서 “한국은 소비자가 까다롭고 브랜드 충성도가 낮아 혁신 없이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하면서 나왔다.
이번 행사는 글로벌 화장품 제조사와 브랜드, 유통사, 인플루언서, 투자사 등이 모여 K-뷰티의 세계 시장 진출 전략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단독 제조 후원사로 참여한 한국콜마는 상담 부스를 운영하며 신규 사업과 해외 진출 방안을 제시하고, AI 피부 진단 기술을 선보여 글로벌 공략 방향을 제안했다.
윤 부회장은 첫 번째 세션 ‘글로벌 비전’에서 ‘K-뷰티 화장품 브랜드의 성공, 화장품 제조업자 콜마 관점에서’를 주제로 기조 강연에 나섰다. 그는 “한국 소비자는 세계적으로 가장 까다로운 소비자층에 속한다”며 “브랜드 충성도가 낮아 한 제품에 오래 머물지 않고 새로운 대안을 쉽게 찾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환경을 위기이자 동시에 기회로 해석했다. 까다로운 소비자를 만족시키고 반복 구매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글로벌 무대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은 지속적인 개선과 진화를 통해 제품력을 강화하고, 이를 토대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 윤 부회장의 조언이다.
성공 브랜드의 확장 전략도 언급했다. 그는 “단일 히트 상품에 안주하지 말고 블록버스터 제품을 기반으로 고급·중간·대중 라인으로 라인업을 다변화해야 한다”며 “소비자는 기능적 만족을 넘어 정체성과 감성을 반영하는 제품을 원한다. 시장 흐름을 민감하게 읽고 라인업을 확장하는 전략이 장기적 성공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윤 부회장은 K-뷰티가 넘어야 할 가장 큰 과제로 ‘글로벌 하이엔드 브랜드의 부재’를 꼽았다. 그는 “에스티로더, 로레알, 랑콤과 같은 세계적 럭셔리 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는 한국산 고급 브랜드는 아직 없다”며 “지금까지는 중저가 제품에서 가성비와 혁신으로 성과를 냈지만 앞으로는 고가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한계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단기적 유행에 기대는 산업 구조를 넘어 장기적으로 사랑받는 브랜드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지금의 성과가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이날 행사에서는 아마존의 멜리스 델 레이 뷰티&헬스 카테고리 총괄 부사장과 앨리 오오스타 마케팅 총괄 부사장이 무대에 올라 K-뷰티가 아마존을 통해 미국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전략을 소개했다. 글로벌 인플루언서들도 참여해 소비자 시각에서 본 K-뷰티의 매력을 공유하며 현장의 열기를 더했다.
한편 윤 부회장의 이번 행사 참석은 콜마그룹 오너가 경영권 분쟁 이후 첫 공식석상이라 관심을 모았다. 현재 그는 여동생 윤여원 콜마BNH 대표이사 사장, 부친 윤동한 회장과 등기임원 선임 문제를 두고 갈등 중이다.
윤 부회장은 행사 전 갈등 관련 질문에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답했다. 콜마BNH는 오는 26일 임시주총을 열고 윤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스트레이트뉴스 박수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