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원달러 환율 10% 오르면 9000억원 수익
상반기 환손실 컸던 수출기업들, 하반기 만회 전망
미국 숏컷에 환율 상승세…트럼프, 원화 절상 요구는 변수

원달러 환율 상승세로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질 전망이다. 사진은 수출선적항에 들어선 자동차.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 상승세로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질 전망이다. 사진은 수출선적항에 들어선 자동차.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출기업 수혜가 예상된다. 상반기 환율 급락으로 손실이 많았던 수출기업이 이익을 환수할 기점이다. 주요 기업을 비교해보면, 달러화 자산이 가장 많은 SK하이닉스에 집중적인 수혜가 부각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다시 돌파했다. 1월2일 환율은 1471.8원이었으며 상반기말인 6월30일 1354원까지 117.8원 떨어졌었다. 환율 변동폭은 가중평균하는 게 더 정밀한 분석을 뒷받침하지만, 여기선 단순 계산하면 하락률은 8%였다. 또 상반기말부터 이날 기준 환율은 51원 증가했으며 상승률은 3.8%다.

현대차는 상반기말 연결 기준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5% 상승 시 법인세비용차감전 순이익에 미치는 영향을 당기손익 1348억원 증가로 예측했다. 이는 영업에 미치는 환 영향을 제외하고, 외화자산과 외화부채 등 영업외 금융손익만으로 계산한 수치다.

반대로 원달러 환율이 8% 내린 상반기에 현대차는 외환차익이 363억원, 외환차손이 263억원, 외화환산이익이 1221억원, 외화환산손실이 2449억원씩 발생했었다. 이를 합산한 환 관련 순금융비용은 1127억원이었다. 물론 여기엔 달러화 외 유로화, 엔화 등 다른 외화 영향도 포함됐다. 어쨌든 상반기 환율 하락에 따른 손실이 컸던 만큼 하반기 상승 효과를 어느정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반기말 기준 환율 위험 평가를 따로 하지 않았다. 연초에는 원달러 환율 5% 상승 시 3653억원 이득이 발생한다고 내다봤다. 상반기엔 880억원 환 관련 손실이 발생했다. 예상 범주보다 손실 폭이 작았던 만큼 환 헤지에 선방한 듯 보인다. 대신 환율 상승 시 효과도 평소보다 줄어들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반기말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 시 9046억원 이득이 발생한다고 예상했다. 5%면 4523억원으로, 현대차나 삼성전자보다 환율 효과가 높다. SK하이닉스의 반기말 기준 달러화 자산은 199억6900만달러(27조원)로, 달러화 부채 142억3600만달러(19조원)를 8조원 넘게 초과하고 있다. 외화 자산이 큰 만큼 상반기 환율 하락에 따른 손실도 3사 중 가장 컸다. 4914억원의 손실을 봤다. 하반기 환율 효과는 손실을 만회하는 셈이다.

환율이 오르면 외화자산이 많은 기업에 이득이다. 수출기업은 외화매출채권 등이 많아 환 관련 금융 수익을 더 거둘 수 있다. 여기에 수출가격 경쟁력이 제고돼 판매량이 늘어나는 효과도 생긴다.

반면, 수입업체나 외화부채가 많은 기업은 환율 상승이 부담 된다. 대한항공의 경우 석유 수입가 상승과 외화부채 부담을 함께 짊어진다. 대한항공의 반기말 순외화부채는 약 40억달러(5조6000억원)였다. 회사는 환율 10원 상승 시 약 400억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대신 환율이 급락했던 상반기엔 4916억원이나 되는 환 관련 이득을 챙겼었다.

환율이 1400원을 다시 돌파한 데는 복합적 원인이 꼽힌다. 미국 연준이 금리를 빅컷이 아닌 숏컷으로 인하하고 매파 기조가 여전함에 따라 달러화 강세 요인이 커졌다. 오히려 한국은행이 금리를 더 내릴 가능성에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과 기업들의 대미 투자 증가로 인해 달러 수요가 커지면서 원화 가치가 하락한 측면도 있다. 일본에 이어 유럽도 자동차 대미 관세 15%를 확정해 현대차, 기아가 불리해진 점도 영향을 미친 듯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연합 간의 관세 협상이 미국에 유리하게 타결될 것이라는 시장의 평가가 달러 강세를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해 원화 약세와 환율 상승 압력을 높였다”고 전했다.

한편, 원화 약세 배경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 상대국에 대한 화폐가치 절상을 요구하고 있어 원달러 환율이 계속 상승할 가능성엔 변수가 존재한다.

[스트레이트뉴스 이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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