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다음달 13일부터 본격 시작…30일까지 순차 진행
이통3사부터 철도·건설 등 주요 기업 경영진 증인 소환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민희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민희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국정감사 시즌이 돌아온 가운데 올해도 국내 기업인들이 증인으로 다수 소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관세 협상, 경주 APEC 정상회의 등 여러 가지 기업 총수들의 협력이 필요한 사항들이 있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기업 총수를 증인으로 선정하는 것은 지양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으나, 올해도 국내 기업들의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만큼 총수 대신 각 사 대표자들이 대거 명단에 오를 전망이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국감은 추석연휴가 끝나는 다음달 13일부터 곧바로 시작된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정무위원회(정무위),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등이 다음달 30일까지 국감을 진행한다.

이 중 가장 화두에 오르고 있는 것은 과방위 국감이다. 올해 이동통신사를 비롯해 카드사 등에서 정보 유출이 대거 발생하면서 국민들이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과방위는 증인 92명, 참고인 42명 등을 채택해 정보통신기술(ICT) 및 방송 전반을 대상으로 국감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이동통신사를 중심으로 최근 우후죽순 발생하고 있는 사이버 공격을 주요 쟁점으로 다룰 예정이다. 이에 따라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김영섭 KT 대표,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를 모두 소환한다.

아울러 보안사고가 발생한 롯데카드와 관련해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등도 명단에 올랐다.

앞서 SK텔레콤과 KT, 롯데카드 등이 과방위 청문회에서 큰 질타를 받았던데 따라 이어지는 국감에서는 더욱 구체적으로 현안이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이어 해킹사고가 터지면서 기업들의 보안체계와 관련 법·제도를 종합적으로 손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올해 4월 유심 정보 해킹으로 가입자 2300만 여명의 개인정보 유출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유출된 정보는 휴대전화 번호 등 기본적인 정보를 넘어 IMSI(가입자식별번호), IMEI(단말기식별번호) 등 통신망 접근에 필요한 핵심 식별값까지 포함됐다.

이어 KT는 최근 4대의 불법 펨토셀에 따른 무단 소액결제 피해를 일으켰다. 피해는 지난 7월부터 9월 초까지 발생했으며 피해자는 총 362명, 피해 금액은 약 2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2만30명의 정보 유출까지 발생했는데, KT 역시 IMSI, IMEI, 휴대전화 번호 등 중요한 대다수 정보가 유출됐다.

LG유플러스는 내부망을 통한 대량 정보가 해외로 유출됐다는 의혹을 받는 중으로, 현재 관련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연이은 해킹사태에 대해 과방위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의 감독 책임도 집중 검증할 예정이다. 또 ICT 공공기관에 대한 별도의 국감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산자위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이 국감을 실시하는 가운데 일반 증인 15명, 참고인 12명 등을 증인으로 채택한 상태다. 주요 증인으로는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를 비롯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박대준 쿠팡 대표, 조만호 무신사 대표, 김기호 아성다이소 대표 등이다.

이 가운데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의 경우 철도차량 입찰 담합, 대기업 갑질 관련 등 엄중한 사안과 관련해 질의를 받을 예정이다.

현대로템은 2022년 공정거래위원회에 철도차량 구매 입찰에서 우진산전, 다원시스 등과 담합했다고 자진 신고했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5일까지 3개월 동안 국가,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을 상대로 한 입찰 참가자격을 제한받는 중이다.

기술탈취와 관련된 내용도 다뤄질 예정이다. 현대로템과 썬에어로시스는 2008년 전차 훈련 장비 개발 사업 관련 계약을 맺었으나 썬에어로시스 측이 2018년 현대로템이 양산 계약 과정에서 통상적 대가보다 낮은 납품 단가를 결정하고 일방적 규격 기준 강요하며 6축 구동 장치 기술 탈취 등을 했다고 주장 중이다. 현재 대법원에서 심리가 진행되고 있다.

이밖에 리튬배터리 화재 발생 관련으로 최주선 삼성SDI 대표가, 여객기 사고 관련으로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가 증인으로 나설 예정이다.

환노위는 올해 산업재해가 많이 일어난 건설사를 중심으로 증인을 소환할 예정이다. 정경구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송치영 포스코이앤씨 대표, 허윤홍 GS건설 대표, 이해욱 DL이앤씨 회장,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 등이 대상이다.

아울러 환경 오염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석포제련소와 관련한 장형진 영풍 고문, 임금 체불 논란이 여전한 박영우 대유위니아 전 회장 등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증인 명단에 거론되는 중이다.

정무위에서는 금융권이 얽혀있는 김건희 여사의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논란을 빚었던 HS효성, 카카오모빌리티 등이 대상 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집사 게이트란 김 여사의 집사로 불린 김예성 씨가 참여한 IMS모빌리티가 2023년 사모펀드 운용사를 통해 카카오모빌리티, HS효성, 신한은행 등으로부터 184억원을 부당하게 투자받았다는 의혹을 골자로 한다.

당시 IMS는 자산보다 부채가 많아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였는데, HS효성과 카카오모빌리티 등이 투자한 것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 중이다.

김건희 특검은 금융권이 뚜렷한 수익성이 없던 IMS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배경에 정권과의 연결고리가 있었는지 의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참고인 조사에 출석하기도 했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은 올해 국감 증인에 포함되지 않았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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