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프3 비용 추산 불가능한 리스크
오프라인 교육 실시…탄소 감축 계획 공유
내년 유럽 CBAM 의무화…스코프3 겨냥

현대차와 기아가 73개 탄소 다배출 협력사에 대한 오프라인 감축 교육을 최근 실시했다. 사진은 현대차 본사.
현대차와 기아가 73개 탄소 다배출 협력사에 대한 오프라인 감축 교육을 최근 실시했다. 사진은 현대차 본사.

현대차와 기아가 스코프3(공급망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 다배출 73개 협력사를 집중 지원하고 나섰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최근 이들 73개사와 탄소 배출 감축 계획을 공유하는 등 오프라인 교육을 실시했다. 철강, 알루미늄, 타이어, 변속기, 엔진, 대형 모듈 등 다배출 부품·소재 협력사가 대상이다. 여기엔 현대제철, 현대트랜시스 등 계열사를 비롯해 한국타이어, 한온시스템 등 외부 대형 협력사가 포함됐다.

현대차와 기아는 차량 연비 개선 기술 개발 및 탄소저감 계획 등을 공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탄소중립기술 관련 내용을 공유하는 자리였다"며 "현재 법안이 어떻게 규제하고 있고, 회사 정책은 어떻게 마련돼 있는지 공유하고 협력사를 지원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국내 협력사가 신재생에너지 사용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어 배출권거래제와 연계한 탄소배출권(크레딧)을 사서 메꾸거나 외부의 친환경 프로젝트에 투자해 얻는 크레딧으로 부족한 감축분을 상쇄하는 방법을 공유했다”고 전했다.

앞서 현대차는 탄소중립 전략에 대한 의견 수렴을 위해 협력사 탄소중립 협의체를 운영 중이다. 최근 현대제철, 한국타이어 등 원소재 협력사와는 저탄소 스틸벨트 개발 같은 구체적 기술 협력이 구체화 됐다.

현대차의 경우 직접배출(스코프1, 2)의 사회적 비용을 작년 2405억여원으로 추산했다. 반면, 스코프3에 대해선 추계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스코프1은 현대차와 기아가 직접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배출원(공장 굴뚝, 자가용 차량 연료 연소 등)에서 나오는 직접 배출을 의미한다. 스코프2는 현대차와 기아가 사용하기 위해 외부에서 구매한 전기, 열(스팀), 냉방 등의 에너지원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이다.

스코프3는 현대차와 기아 제조 활동과 관련 있지만 직접 소유하거나 통제하지 않는 원천에서 발생하는 모든 간접적 온실가스 배출이다. 주로 구매한 부품과 원자재 생산 시 협력사에서 발생한 배출이다. 제품 운송 시와 판매한 자동차가 사용될 때 발생하는 연료 연소 배출도 포함된다.

73개 다배출사의 배출량은 현대차, 기아 입장에서 스코프3에 해당한다. 73개사 관점에서는 스코프1과 2를 합해 자사 총 배출량을 관리하는 데 현대차와 기아가 감축을 지원하는 구조다.

당장 내년부터 유럽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인증서 의무 구매가 시작돼 스코프3 리스크가 현실화 된다. 유럽으로 자동차를 수출할 때 부품에 들어간 탄소에 대한 비용(관세)이 발생한다. 협력사가 감축을 못하면 부품 가격이 올라 현대차와 기아의 제조원가가 상승할 수 있다.

또한 공급망실사(CSDDD)도 현대차와 기아 협력사들이 환경 규정을 잘 지키는지 책임지고 확인하도록 한다. 만약 협력사 중 규정을 위반한 곳이 발견되면, 현대차와 기아도 법적 제재나 평판 손상을 입을 수 있다. CSDDD는 2028년부터 대기업에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이들 규제는 모두 스코프3를 핵심적으로 겨냥한다.

그런데 협력사가 앞으로 얼마나 재생에너지를 쓸지, 저탄소 강판(그린스틸) 가격이 얼마나 오를지, 유럽 각국 정부 규제가 얼마나 강력해질지 변수가 너무 많아 확정된 비용을 산출할 수 없는 형편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런 리스크에 대비해 협력사에 수조원을 지원하고 탄소 데이터 관리 시스템 구축 등 선제적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이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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