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론, ‘인하’ 49.3% vs ‘유지 및 인상’ 41.8%...’모름’ 8.9%
지난해 10월 조사, 인하 의견 56.4%...부동산 꿈틀 및 환율 불안 ‘복병’

스트레이트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9월 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2명을 대상으로 향후 기준금리에 대한 선호방향을 조사한 결과 인하 49.3%, 유지 28.4%, 인상 13.4%, 모름 8.9%로 집계됐다.ⓒ스트레이트뉴스
스트레이트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9월 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2명을 대상으로 향후 기준금리에 대한 선호방향을 조사한 결과 인하 49.3%, 유지 28.4%, 인상 13.4%, 모름 8.9%로 집계됐다.ⓒ스트레이트뉴스

오는 23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개최 예정인 가운데, 금리인하를 희망하는 국민이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금리인하 희망 기조가 높게 나타나는 현상을 감안할 때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다. 집값 안정을 위해 금리인하 유예론이 고개를 드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마저 1400원을 웃도는 데다 채권전문가 절반 가까이도 10월 금리 유지 의견을 내는 상황이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9월 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2명을 대상으로 향후 기준금리에 대한 선호방향을 조사한 결과 인하 49.3%, 유지 28.4%, 인상 13.4%, 모름 8.9%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까지 장기간 기준금리가 3.50%에 머물던 당시 같은해 10월 금리 결정을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인하 응답이 56.4%로 과반을 차지했었고 유지와 인상은 각각 24.6%, 10.8%에 그쳤다. 금리 수준과 상황이 달라 동일 비교는 어렵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인하’ 응답이다.

권역별 금리인하 선호도는 대구·경북(53.1%)이 가장 높았고 광주·전라(53.0%)와 인천·경기(51.4%)가 그 뒤를 이었다. 아파트 가격 상승에 민감한 서울(43.9%)이 금리인하 선호도가 가장 낮아 눈길을 끌었다.

연령별 금리인하 선호도는 60대(57.5%)가 가장 높았고, 40대(54.1%)와 50대(51.3%)가 그 뒤를 이었다. 20대 이하(34.7%)의 금리인하 선호도가 최저였다.

성별 금리인하 선호도는 남성(49.0%)과 여성(49.6%)간 차이가 유의미하지 않았다.

지지정당별 금리인하 선호도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자(56.4%)와 조국혁신당 지지자(57.0%)가 국민의힘 지지자(45.7%)보다 높긴 했으나 다른 여론조사 문항 대비 정치적 성향에 따른 차이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지난 9월 1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해 4.00~4.25%로 낮추면서 한국은행도 오는 23일로 예정된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 되는 듯 보였다. 미국의 경우 경기가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미국 예산안 통과가 어려워 셧다운 우려에 고용 불안등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이 고개를 들었으나 8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역시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면서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는 분위기다.


◇ 채권전문가 47%, 10월 기준금리 ‘동결’ 예상…하락 34% 그쳐


하지만 한국의 금리결정 방향을 속단하긴 이르다는 평가가 많다.

금융투자협회가 9월 30일 채권전문가들을 대상으로 10월 기준금리 방향에 대한 예상을 물은 결과, 47%의 응답자가 기준금리 ‘동결’을 점쳤다. ‘인하’ 예상 전문가는 34%에 그쳤다.

공급 부족 현상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 움직임이 여전한 상황에서 쉽사리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기도 부담스럽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한국은행은 금리인하가 가져올 정책적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18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 국제통화기금(IMF) 본부 초청을 받아 강연자로 나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새로 선진국에 진입한 한국은 급속한 고령화의 영향으로 실효하한금리(ELB;Effective Lower Bond)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며 일본 등이 활용하는 비전통적 통화정책 활용 가능성을 꺼낸 바 있다.

실효하한금리란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출 때 더 이상 내릴 수 없는 한계 지점을 말한다. 한마디로 금리를 더 낮추는 것의 실효성이 한계에 달해 그 대안으로 다른 카드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고령화에 따른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는 한국은 다른 나라처럼 양적완화(QE) 등을 시행하기도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한·미 관세협상 장기화 조짐에 원/달러 환율 1400원 돌파 ‘부담’


여기에 미국과의 관세협상 장기화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원화의 가치가 약해지는 것도 고민이다. 원/달러 환율이 올라가면(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일견 좋을 수도 있지만 한국으로 들어로는 자금은 줄고, 서학개미 등 해외로 나가려는 자금 수요는 늘어 정부가 추진하는 코스피5000 달성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

지난 9월 30일에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는 1402.9원으로 전거래일보다 4.2원 올라,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1400원을 돌파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월 27~29일까지 3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대상으로 ARS 여론조사(휴대전화 100% RDD 방식, 성, 연령대, 지역별 비례할당 무작위 추출)를 실시한 결과다. 표본수는 2002명(총 통화시도 60,667명, 응답률 3.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다. 통계 보정은 2025년 8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림 가중)으로 이뤄졌다. 그 밖의 사항은 조원씨앤아이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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