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한진 사흘 휴무로 물량 분산… 롯데글로벌로지스 장기 휴무 실시
정부, 특별관리기간으로 운영…간선·배송·분류 인력 5500명 추가 투입
유통·물류업계가 최장 10일의 긴 추석 연휴를 앞두고 대체 인력과 자체 물류망을 총동원해 배송 공백 최소화에 나섰다. 동시에 현장 근무자의 과로를 막기 위한 안전 관리에도 힘을 쏟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과 한진은 추석 당일인 6일을 포함해 5~7일 사흘간 배송을 중단한다. 대신 기존 휴무일이던 개천절(3일)과 한글날(9일)에는 평일 수준의 정상 운영으로 물량을 분산한다.
특히 CJ대한통운은 성수기 배송 혼잡 완화 및 품질 유지를 위해 지역별 접수 마감 일정도 조정했다. 일반 개인 택배와 제주·도서 신선식품은 지난달 30일, 읍·면 지역 발송은 오는 3일이 접수 마감일이다. 한진은 평소 주 7일 배송 체계를 운영하지만 설·추석 등 명절 연휴 기간에는 기사 재충전을 위해 휴무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와 우체국은 상대적으로 긴 휴무 일정을 선택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이번 추석 연휴 동안 개천절(3일)과 5~9일 등 총 6일간 일반 택배 접수와 배송을 중단한다. 명절 직전 폭주하는 물량을 분산하고 현장 근무자의 과로를 줄이기 위한 조치이다. 이 기간 허브터미널은 4~8일 가동을 중단해 간선 운행을 줄인다. 10일부터는 정상 배송을 재개해 연휴 이후 몰릴 물량을 처리할 방침이다.
일부 우체국은 개천절 대신 토요일(4일)을 휴무일로 지정하는 등 지점별 일정을 달리 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는 IT 기반 수요 예측과 인력 운영 여력이 있지만, 중소형사는 구조적 한계로 장기 휴무를 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커머스 업체들은 연휴 대부분을 가동하며 배송 공백을 해소한다. 쿠팡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추석 당일에도 로켓배송과 새벽배송을 유지한다. 다만 일각에서 주장하는 “쿠팡 위탁배송기사가 연휴 내내 휴무 없이 일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쿠팡 측은 업계 처음으로 CLS(쿠팡 로지스틱스 서비스) 백업기사 시스템을 도입해 전체 기사 중 약 3분의 1이 평일·주말·명절을 가리지 않고 하루에 최소 2~3일 휴무를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고객은 주 7일 배송을 받을 수 있지만 기사 개인은 일정 조율을 통해 휴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마켓컬리는 추석 당일(6일) 하루만 물류센터 문을 닫고 전날 주문한 상품은 추석 당일 새벽까지 배송한다. 네이버와 쓱닷컴(SSG닷컴)은 자체 풀필먼트센터와 협력 배송망을 활용해 CJ대한통운과 한진이 쉬는 기간에도 익일·새벽배송을 유지한다. 11번가는 ‘슈팅배송’을 추석 당일만 중단하고 나머지 기간에는 정상 운영한다.
이커머스 업계는 수요 예측 시스템과 IT 기반 물량 분산을 통해 병목을 줄이고, 배송 인력에게 휴일 수당과 근무 선택권을 제공해 과로를 방지하려 노력하고 있다.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추석을 앞둔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7일까지를 ‘추석 명절 택배 특별관리기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올해 명절 배송 물량은 평소보다 13.5%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8월 하루 평균 1790만 박스가 처리됐지만, 추석 전후에는 2032만 박스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아울러 국토부는 간선·배송·분류 인력 약 5500명을 추가 투입하고, 영업점마다 건강관리자를 배치해 근무자의 건강 상태를 매일 점검하도록 했다.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즉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하며 연휴 1~2일 전부터 주요 택배사가 집화를 제한해 과중한 업무를 예방하도록 관리하고 있다. 대형 화주와 지자체에도 사전 주문 및 물량 분산에 협조를 요청했다.
김근오 국토부 물류정책관도 “명절 택배 특별관리기간 동안 종사자 과로를 방지하면서도 배송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며 “일부 배송 지연이 있더라도 따뜻한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스트레이트뉴스 박수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