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법인 도레이 지분 50% 7119억원에 취득키로
분리막 시장 중국이 점령, 도레이 없이 리스크 짊어져
LG엔솔 배터리 화재…전고체 전환하면 분리막 무용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을 생산하는 헝가리 법인의 지분을 LG화학이 100% 인수한다. 사진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현장에서 반출된 LG에너지솔루션 리튬이온 배터리. 뉴스1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을 생산하는 헝가리 법인의 지분을 LG화학이 100% 인수한다. 사진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현장에서 반출된 LG에너지솔루션 리튬이온 배터리. 뉴스1

LG화학이 도레이와 합작한 헝가리 분리막 법인의 지분을 연말까지 100% 인수키키로 했다. 이를 두고 100% 경영권을 행사하는 득보다 리스크를 홀로 짊어질 실이 많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도레이와의 협상 과정에서 분리막 시장의 업황 악화를 반영해 전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으로 잔여지분을 모두 취득하게 된 것으로 평가된다.

당초 50 대 50이었던 헝가리 법인에 대해 LG화학은 도레이 소유 잔여 20% 지분 취득금 6427억원을 지출하기로 했었다. 이를 50% 취득에 7119억원 사용으로 바꿨다. 기존 20% 외 남은 30% 추가 취득에 훨씬 적게 돈을 들이는 것이다.

하지만 도레이가 잔여 지분을 헐값 매각 결정한 만큼 업황이 악화된 분리막 사업의 리스크를 LG화학이 홀로 지게 된 부담도 부각된다.

헝가리 법인은 낮은 세율 9%가 강점이었으나 글로벌 최저한세 15% 도입으로 상쇄됐다. 여기에 분리막 시장을 장악한 중국과의 경쟁이 치열하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1~7월 전세계 분리막 시장 점유율은 중국이 90%에 육박하고 한국이 4.5%에 그쳤다. 경쟁이 심해지고 수익성이 악화될 환경이다.

리스크를 분담했던 도레이의 이탈로 LG화학이 고립됐다. 도레이는 지분 매각 후에도 분리막 사업의 핵심인 원단(필름 기재)을 공급하고 합작법인에 기술 라이선스함으로써 로열티 수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직접 생산 및 운영 리스크를 줄이면서, LG화학의 마케팅 및 코팅 기술력과 LG그룹의 캡티브 시장을 활용한 기술 수익자 지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분리막은 이차전지 시장의 중심이 전고체로 바뀌면 쓸모 없어진다. 최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가 LG에너지솔루션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은 기존 제품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화재 위험)를 키우고, 전고체 전환을 재촉하는 배경이 됐다.

이 가운데 도레이는 현금을 확보하고 LG화학은 지출이 늘어나게 된 재무도 상반된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까지 겹쳐 재무 사정이 나빠진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일부를 처분해 1조9981억원을 마련키로 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이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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