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폭발적 성장에도 재고 줄인 삼성·SK
감산, 수급조절 전략 주효…시황 상승세
4분기까지 D램,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 전망
반도체 수요 성장은 완만한 편이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주요 제조사들의 적극적인 감산과 수급 조절 전략이 적중해 시황이 공급자 주도형 상승세로 전환됐다. 상승세는 4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올 상반기 삼성전자 매출은 커졌지만 재고는 되레 줄었다. 반기 누적 매출은 110조3003억원이다. 전년 동기 104조9737억원보다 커졌다. 그런데 통상 매출에 비례하는 재고자산은 줄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외 사업 비중이 높은 만큼 별도 기준 재고자산을 보면, 반기말 27조1024억원으로, 연초 29조1541억원보다 작아졌다.
SK하이닉스는 매출이 반기 누적 39조8711억원으로, 전년 동기 28조8529억원보다 10조원 이상 커졌다. 그럼에도 재고는 보합세다. 반기말 13조4083억원으로 연초 13조3139억원보다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런 재고 감소는 공급자의 수급조절 전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불황이 심했던 양사는 적극적인 감산에 나선 바 있다.
덕분에 9월 반도체 수출은 작년보다 22% 증가한 166억1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메모리 시황이 상승해 트럼프발 관세 불안을 딛고 수출 호황을 이어다.
양사는 인공지능(AI) 서버향 수요가 늘어나는 DDR5(더블데이터레이트5)로 기술 전환하는 과정이며 덕분에 DDR5와 DDR4까지 시황이 탄력받고 있다. 한동안 재고를 쌓아뒀던 수요자들은 한차례 재고를 소진한 후 재구매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PC나 모바일 등 레거시 수요가 폭발적인 것은 아니지만 공급 조절 효과가 뚜렷했다.
낸드플래시도 수요는 상반기 재고 축적이 집중되면서 하반기 성수기 효과가 반감됐다. 그럼에도 AI 붐이 지속되면서 기업향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 간헐적으로 급증하는 등 가변적인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D램 가격이 “4분기에도 지속 상승할 것”이라며, D램에는 못미치지만 낸드플래시 가격도 상승세를 예상했다. 4분기 D램 상승폭은 전분기비 8~13%, HBM 포함 시 13~18%로, 낸드플래시는 5~10%를 제시했다.
주요 외신 및 시장 조사 기관들은 AI 칩, 고성능 컴퓨팅(HPC) 및 데이터센터 관련 칩 수요에 힘입어 2025년 글로벌 반도체 매출이 사상 최고치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이재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