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트로이온스당 39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4000달러선이 가시권에 들어온 셈이다. 그러나 이 급등세는 단순한 시장 활력의 신호라기보다, 미국 정치와 정책 불안이 초래한 ‘위기의 반사이익’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장기화하면서 주요 경제지표조차 발표되지 못하는 상황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극단으로 몰아넣고 있다. 데이터 부재 속에서 투자자들은 판단의 근거를 잃었고, 결국 그 불안을 금으로 피신하는 모습이다.

안전자산 수요가 늘었다는 해석은 겉으로는 합리적일지 몰라도, 그 배경에는 통화정책 신뢰의 붕괴와 정치 리더십 부재가 자리한다.

로이터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6일 기준 금 현물 가격은 3900.40달러, 한때 3919.59달러까지 상승했다. 미국 12월 인도분 금 선물 역시 3926.80달러를 찍었다.

올해 들어 금값은 이미 49% 폭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가속화된 경제·정치적 불확실성이 시장을 뒤흔들면서, 금은 ‘최후의 피난처’로 부상했다.

그러나 이 같은 현상은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불신이 얼마나 깊어졌는지를 보여주는 경고이기도 하다.

연준의 금리 인하와 각국 중앙은행의 비달러 자산 편입은 곧 달러 패권에 대한 체계적 불안을 반영한다. 금값의 신기록은 화려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세계 경제의 신뢰 기반이 무너져 내리는 조용한 붕괴의 징후가 감춰져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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