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자본시장·친환경 투자하는 ‘성장주도코리아 펀드’ 출시
박진호 CIO “지금은 AI 에이전트 시대...피지컬 에이전트가 생활 속에”
NH-Amundi자산운용은 “최근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분야의 주가 고점을 우려하지 않아도 괜찮다”며 “피지컬 AI 시대의 수요 증가를 기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 “AI 추론 시장, 생각보다 훨씬 방대한 규모”
14일 NH-Amundi자산운용은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9시 30분부터 성장주도코리아 펀드 출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스트레이트뉴스는 “AI 분야에서 추론형 모델(CoT)에 대한 비용 효율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성장주도 코리아 펀드’ 포트폴리오에 해당 분야를 넣은 건 고점 투자가 아닌지”에 대해 질문했다.
박진호 NH-Amundi자산운용 CIO는 “한때 AI 거품 얘기가 나왔고, 딥시크(DeepSeek)가 등장하면서 고비용 인프라 없이도 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됐다”며 “AI 하드웨어 산업이 거품이라는 주장도 나왔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그걸 딛고 다시 올라왔다”며 “추론 시장은 직접 써보니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크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박 CIO는 “지금은 AI 에이전트 시대이며, 피지컬 에이전트가 생활 속에 들어오고 있다”며 “로봇이나 자율주행차처럼 AI가 실제 환경에서 작동하려면 실시간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도 챗GPT로 지브리 그림 변환을 해보면 한 장의 그림을 바꾸는 데도 사람들이 몰려 시스템 작동이 원활하지 않다”며 “그만큼 동시 사용자가 많고, 이를 처리하려면 하드웨어 자원이 엄청나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전에는 CoT 시장의 성장 가능성 크기를 가늠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확신을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박 CIO는 “요즘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은 네이버 같은 플랫폼에서 한 달에 3개 이상 콘텐츠를 올리면 돈을 받는다”며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 한 달에 30개 이상을 생산해야 하고, 이미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GPT로 사진을 바꾸는 정도지만, 동영상은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연산이 필요하다”며 “생산형 모델의 효율은 중요하지만, CoT 시대에 진입하면서 하드웨어 수요는 앞으로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 “AI·자본시장·친환경 대전환 속 투자 기회 잡아야”
NH-Amundi자산운용은 성장주도코리아 펀드 출시 배경에 대해 ‘AI, 자본시장, 친환경 대전환’이라는 세 가지 거대한 변화를 포착해 새로운 펀드를 내놓게 됐다는 입장이다.
박 CIO는 “AI, 전기, 반도체, 방위산업, 조선 등은 한국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업”이라며 “특히 AI 관련 반도체, 전기 수요 증가, 미국의 리쇼어링 확대는 한국 기업에게 기회”라고 분석했다. 또 “두산에너빌리티가 미국 가스터빈 인증을 받은 일은 매우 고무적이며, 방산·특수선·구축함 등에서도 한국은 빠르고 정확한 생산 역량을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호 CIO는 “특히 미국은 AI 혁신의 주체이기 때문에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고, 금리 인하 사이클도 이미 시작됐다고 본다”며 “한국 시장 역시 반도체 경기 반등과 정책 드라이브로 내년에도 충분히 상승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1%대 저성장에서 내년 1.8% 성장까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며 “여타 지역 대비 높은 성장률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박 CIO는 “AI는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는 기술이며, 그 결과 시장 양극화를 더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양극화는 리더를 만들고 동시에 기회도 창출하는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AI를 잘 쓰는 개인과 국가는 시간을 더 확보하고 생산성을 올릴 수 있고, 산업도 마찬가지로 양극화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7대 제조 강국 중 하나이며, 그 안에서도 IT 비중이 높은 국가”라며 “산업에 대한 도메인 지식과 IT 기술을 함께 보유한 몇 안 되는 나라”라고 말했다. 이어 “AI 추론 시대에 들어서면서 일반 서버와 메모리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며 “메모리 중심의 반도체 강국인 한국이 다시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고 했다.
박 CIO는 “이미 상법 개정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국내 자본시장의 신뢰가 구축되고 있다”며 “올해 자사주 매입액은 17조원에 달해, 과거 3년 평균(4조원)보다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배당주 상장지수펀드(ETF) 중 5조원이 유입됐고, 이 중 60%가 한국 배당주를 대상으로 했다는 것은 정책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친환경 대전환은 한국에게 숙명 같은 문제”라며 “제조업 중심의 구조를 가진 한국이 글로벌 공급망에 남으려면 탄소 감축이 필수적이며, 신재생에너지 투자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1GW 해상풍력에 7조원, 10GW면 70조원이 필요하다”며 “여기에도 큰 기회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소개한 ‘성장주도코리아 펀드’에 대해서는 “기존 필승코리아와 100년그린코리아 펀드의 철학을 계승하며, 산업·기술·정책 대전환 속에서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 CIO는 “주식 운용의 핵심은 따박따박 4%씩 10년간 아웃퍼폼(벤치마크 수익률 상회)하는 것”이라며 “고객이 10년간 믿고 맡긴다면 매년 4~5% 수익이 쌓여 50% 이상 누적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펀드는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한국 경제와 시장 구조의 변화에서 국민에게 성과를 돌려드리고자 만든 펀드”라며 “정부와 국민이 함께 밀어주는 구조인 만큼 이 펀드는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CIO는 “성장주도코리아 펀드의 구체적인 포트폴리오 비율은 어떠한지”에 대한 스트레이트뉴스 질문에 대해 “대표적으로 삼성전자 비중을 15~20% 수준으로 잡았다. 처음 이 상품을 기획한 4~5개월 전에 이 비율을 설정했는데 그 믿음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한편 NH아문디자산운용이 문재인 정부 당시인 지난 2019년 8월 14일 설정한 ‘필승코리아 증권투자신탁[주식]’은 지난 13일 기준, 정확히 6년 2개월 만에 228.66% 수익률로 벤치마크(86.13%) 대비 142.53% 추가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 증권사 강남소재 PB센터장은 “필승코리아는 당시 국내 소·부·장 기업을 살리자는 취지로 시작해 관제펀드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총 보수를 1% 미만으로 낮춰 우수한 수익률로 성공사례를 만들어냈다”며 “다만 이번 상품은 AI라는 거대 테마가 일정 부분 진행돼 시장에 선반영된 측면이 있어 투자자들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