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코써치, 2026년 임원 인사 트렌드 분석①
국내 30대 그룹에서 2026년 상반기(6월 말 기준)까지 공식 임기만료를 맞는 사내이사가 1269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대표이사급 CEO만 596명에 달해 연말·연초 인사에서 대규모 연임·이동·퇴임이 예고된다. 특히 카카오에서만 임기만료 사내 등기임원이 100명을 넘었고,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에서도 100여 명의 CEO 거취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유니코써치가 15일 ‘국내 30대 그룹 2026년 상반기 중 임기만료 앞둔 사내이사 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공정위 지정 대기업집단 중 자산 상위 30개 그룹의 상장·비상장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등기 임원인 사내이사(대표이사 포함)만 집계했고, 임기만료 시점은 2025년 11월부터 2026년 6월 말까지로 제한했다. 동일인이 복수 등기직을 겸임하면 각각 별도 인원으로 산정했으며, 근거 자료는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공정위 자료를 활용했다.
4대 그룹에서만 임기만료 사내이사가 220명, 이 가운데 CEO가 107명이다. 그룹별로 SK가 99명(CEO 47명)으로 가장 많고, 뒤이어 삼성 48명(21명), LG 39명(20명), 현대차 34명(19명) 순이다. 삼성에선 정해린(삼성물산·삼성웰스토리) 사장, 최성안(삼성중공업) 부회장, 남궁홍(삼성E&A) 사장, 존림(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 내년 3월까지 임기만료다. SK에선 장동현(SK에코플랜트) 부회장, 이호정(SK네트웍스) 사장, 김철·안재현(SK케미칼) 사장, 이동훈(SK바이오팜) 대표가 대표적이다. 현대차에선 호세 무뇨스(현대자동차) 사장, 서강현(현대제철) 사장, 이규복(현대글로비스) 사장, 이용배(현대로템) 사장이, LG에선 현신균(LG CNS) 사장, 이정애 전 LG생활건강 사장이 임기 만료 시점을 앞뒀다.
카카오는 계열사 다변화 구조 탓에 임기만료 사내이사가 101명으로 조사 대상 최다였다. 이 중 CEO가 71명으로, 정신아(카카오) 대표, 신원근(카카오페이) 대표, 신호철(카카오페이증권) 대표, 장철혁(SM엔터테인먼트) 대표 등이 내년 3월 전후 연임 여부를 결론내려야 한다. 카카오는 최근 계열사 수를 약 30% 축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2026년 임기만료 규모가 다소 줄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 밖에 카카오·4대 그룹을 제외하면 롯데 95명(CEO 40명), 한화 90명(41명), 포스코 78명(39명), LS 64명(24명), GS 61명(39명), SM 58명(21명), 농협 57명(29명), 네이버 49명(12명), KT 42명(39명) 등이 임기만료 대기군으로 확인됐다. 롯데에선 김사무엘상현(롯데쇼핑) 부회장, 정준호(롯데쇼핑) 사장이 내년 3월 임기 만료이고, 포스코에선 이주태(포스코홀딩스) 대표, 이희근(포스코) 대표의 거취가 관심사다.
인사 타임라인도 앞당겨질 조짐이다. 한화는 8월에, 신세계는 추석 전 정기 임원을 선제 발표했다. 이 흐름이 확산될 경우, 다른 그룹도 예년 대비 2주~1개월 앞서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임기만료 CEO 600명에 육박하는 대규모 변동은 미등기임원 교체 폭과 조직 개편 강도에도 직결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AI 전환’이 인사 코드로 부상했다고 본다. 데이터·소프트웨어 감수성이 높은 내부 인재의 전면 배치, 외부 영입을 통한 디지털 역량 보강,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주도할 ‘전략형 CEO’ 수요가 커질 것이란 해석이다. 특히 반도체·모빌리티·그린에너지·콘텐츠 등 신성장 축에서 성과 중심의 CEO 재편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는 “새 정부 출범과 대외 통상 변수 속에서 경영 환경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2026년 인사는 AI 트렌드에 맞춘 기민한 변화가 핵심으로, 젊은 리더의 전진 배치와 함께 외부 전문 CEO 영입 확대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박응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