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 윤병운, IBK투자 서정학 등 대표진 직접 발표 나서
금투협 서유석, “모험자본의 공급이 혁신기업의 성장 이끈 사례 많아”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와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 (각각 왼쪽에서 다섯번째, 일곱번째) 등이 15일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한 증권업계 역할 및 성장전략’ 세미나에서 직접 발표를 했다.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와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 (각각 왼쪽에서 다섯번째, 일곱번째) 등이 15일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한 증권업계 역할 및 성장전략’ 세미나에서 직접 발표를 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 생산적 금융에 앞장설 리더들이 집합한 가운데,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는 “단순한 규모 확대보다 ‘안전판’을 확보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IBK 서정학 “중소기업 모험자본, 안정적 지원 체계부터 세워야”


15일 금융투자협회와 자본시장연구원은 여의도 금투협 불스홀에서 5일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한 증권업계 역할 및 성장전략’ 세미나를 열었다.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는 “IBK투자증권은 중소기업의 성장을 돕기 위해 정책 자금으로 설립된 유일한 국책계열 증권사”라며 “IBK금융그룹의 일원으로서 모험자본 공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8개의 중기특화 증권사가 있으며, IBK투자증권은 그중 약 30%를 담당해 3조8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했다”며 “코넥스 상장 36건, 기업공개(IPO) 31건 등 중소·벤처기업의 자본시장 진입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제도적 한계도 여전하다”며 “특히 NCR(순자본비율) 위험가중치가 중소·비상장기업 투자에는 20%로 적용되지만, 창투사·신기술조합 출자에는 16%로 낮게 책정돼 불균형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일 목적의 투자라면 동일한 위험가중치를 적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IPO시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 중소형 증권사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중기특화 증권사에는 완화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책금융기관이 운용사 선정 시 실적 기준이 너무 높아 중기특화 증권사들이 참여하기 어렵다”며 “우대 기준과 추가 전용펀드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대표는 “중기특화 증권사 지정 기간이 2년으로 짧아 장기 투자가 어렵다”며 “최소 3년 이상으로 연장해 투자–회수 전 과정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과거 벤처금융은 부실을 겪었지만, 기술평가를 기반으로 한 기술금융은 성공했다”며 “생산적 금융 확대 역시 철저한 심사와 사후관리 같은 ‘안전판’이 있어야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

◇ NH투자증권 윤병운 “국내 자본 부동산 집중, 기술 투자 확대 필요”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는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 예전 같지 않다”며 “금융이 제 역할을 못 한 책임도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자금이 부동산에 치우쳤고, 새 기술 기업에 넣은 돈은 너무 적었다”고 덧붙였다.

윤 대표는 “한국은 스타트업이 곧바로 상장으로 가는 경우가 많아 중간에 키워주는 자금이 비어 있다”며 “이 ‘중간 단계’를 채워야 상장 후에도 성장이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에서는 이 구간을 메워주는 자금이 잘 작동한다”며 “우리는 관련 제도가 있지만 아직 널리 쓰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증권사는 기업이 필요한 돈을 모아 주고, 상장 전후로 주식이 잘 거래되도록 돕고, 필요한 인수·합병을 중개해야 한다”며 “복잡한 지분 구조를 정리해 추가 투자가 가능하도록 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전통 산업군에선 이자 내기도 버거운 회사가 많다”며 “정부의 구조조정과 금융의 지원이 함께 가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앞으로는 큰 돈이 부동산이 아니라 기업으로 흘러가야 한다”며 “누가 이 돈을 제대로 써서 경제를 살리느냐가 경쟁력을 가른다. 증권업이 그 역할을 주도하겠다”고 덧붙였다.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부원장은 “현재 초대형 투자은행(IB) 5개사가 모험자본 발행업 인가를 신청했고, 자기자본 8조원 이상 3개사가 IMA 지정을 신청한 상황”이라며 “이는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자금이 증권업계에서 상당 부분 공급된다는 가정 아래 설정됐다”고 말했다. 

그는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해 가급적 많은 초대형 IB가 신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인가와 지정이 원활하면 50조원 이상의 보험자본 투자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규에 한정해도 약 20조원 이상의 자금이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금투협, 혁신·첨단기업 투자 확대 다짐


한편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1878년 10월 15일은 토마스 에디슨이 백열전구 실용화를 위해 회사를 설립한 날”이라며 “이 회사가 훗날 제너럴일렉트릭으로 성장했지만, 그 뒤에는 JP모건을 비롯한 월가 금융투자사들의 지속적인 투자와 지원이 있었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위 사례와 같이 모험자본의 공급이 혁신기업의 성장을 이끈 사례는 역사 속에 무수히 많다”며  “지금 전 세계는 인공지능(AI) 혁명의 한가운데 있으며, 우리 기업들도 인공지능·로봇 등 첨단 분야에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금융기관이 기술 혁신과 스케일업을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정부가 추진 중인 생산적 금융 대전환은 매우 시의적절하며, 우리 금융투자업계도 취지에 깊이 공감한다”고 밝혔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

서 회장은 “생산적 금융은 높은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대규모 투자가 핵심인 만큼 증권업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부터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를 활용해 혁신·첨단기업 투자 확대에 나설 것”이라며 “이러한 노력이 시너지를 내면 자본시장 도약과 ‘코스피 5000 시대’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간사는 “현재 국내 자본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 등 비생산적 자산시장에 집중되어 있다”며 “혁신기업과 미래산업으로의 투자는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AI 혁명과 산업구조의 대전환이 가속화되는 지금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그간 우리가 쌓아온 경제적 성취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