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영업이익 5년 새 2조3천억 급증…낙수효과 '착시'
성일종 "자동차산업 전철 밟을라…중소기업 R&D 기반 붕괴"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 의원 페이스북.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 의원 페이스북. 

최근 K-방산 수출 호황으로 업계 전체의 실적이 급등하고 있지만, 그 과실이 대기업 중심으로 쏠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간 방산 대·중견기업의 영업이익은 2조3천억 원으로 급상승한 반면, 협력업체의 이익은 1,500억 원에도 못 미쳤다. 이익률 또한 절반 수준에 그쳐, ‘방산 호황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충남 서산·태안)은 17일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방산 15개 체계기업의 영업이익이 2조3천억 원으로 급상승했지만, 협력업체는 1,500억 원에도 미치지 못했다”며 “이익률도 지난해 기준 체계기업은 12.4%, 협력업체는 6.1%로 절반 이하 수준”이라고 밝혔다.

성 위원장이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체계기업의 영업이익은 △2020년 4,605억 원 △2021년 6,370억 원 △2022년 9,511억 원 △2023년 1조6,377억 원, △2024년 2조7,327억 원(추정)으로 5년 새 약 6배 급등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1조4,252억 원을 달성했고, 현대로템 역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4,604억 원을 기록해 전년 전체 실적(4,566억 원)을 이미 넘어섰다.

반면 협력업체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020년 1,070억 원 △2021년 859억 원 △2022년 1,006억 원으로 하락세를 보이다가 △2023년 2,252억 원 △2024년 2,528억 원으로 회복됐지만, 5년 누적 이익은 1,500억 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익률 격차도 확대됐다. 2020년에는 협력업체(4.4%)가 체계기업(3.5%)보다 높았으나, 2021년부터 역전돼 지난해 체계기업이 12.4%를 기록하면서 협력업체(6.1%)의 두 배를 넘어섰다. 

집계 대상 협력업체는 주로 1차 협력사들이며, 2차·3차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실제 수익 격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인력과 자금이 대기업으로 빨려 들어가 중소 협력업체는 점점 더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와 ‘방산분야 상생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대·중견기업의 상생협력기금 확대와 공동사업 추진을 약속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실효성이 낮다는 비판이 잇따른다. 협력업체들은 여전히 납품단가 인상 반영이 더디고, 기술 이전이나 공동개발 기회도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성 위원장은 “방산업계가 최근 몇 년 사이 호황을 맞고 있지만, 대기업과 협력업체 간 온도차가 수치로도 명확히 드러났다”며 “중소기업의 이익률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으면 R&D 투자 기반이 무너지고, 장기적으로 한국 방위산업 경쟁력 자체가 흔들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설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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