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설길 “통화정책 비둘기 신호 약해져”

한국의 실질 수출 GDP 전망. JP모건 제공.
한국의 실질 수출 GDP 전망. JP모건 제공.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종전 수준인 2.50%로 3회 연속 동결한 가운데, JP모건은 금융통화위원회의 11월 인하 전망을 유지하되 속도 조절 가능성을 강조했다.

23일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10월 금통위의 금리 동결은 앞서 제시한 11월 인하 수정 시나리오와 부합한다”며 “소수의견으로 인하를 고수한 점은 추가 완화 신호가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통화정책방향문은 한국의 경기 성장 모멘텀이 개선되는 와중에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강조가 유지됐다”며 “이는 추가 금리 완화를 여전히 검토 중임을 확인해 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창용 총재가 특히 수도권 주택가격과 금융안정을 거듭 언급한 대목은 정책금리가 고빈도 시장변수나 단순 가격지표에 의해 좌우되지 않음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통화정책 판단의 증거가 물가·수요·안정 리스크의 균형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8월과 비교해 비둘기 신호(금리 하락)의 강도가 약해졌다”며 “향후 3개월 내 인하에 열려 있는 위원이 5명에서 4명으로 줄었고, 이는 인하의 속도와 폭이 더 점진적으로 조정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값의 변화 배경에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경계가 커진 점이 있다”며 “중립·비둘기 성향이던 한 위원이 매파 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수 위원은 여전히 3개월 내 1회 추가 인하의 필요성을 보면서도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효과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당초 한국은행이 올해 하반기~내년 1분기 두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현재는 한번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올해 11월 인하를 비롯해 내년 2분기와 4분기 추가 인하라는 의견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행의 비둘기 신호가 약해진 만큼, 외환·부동산을 포함한 금융안정 여건이 11월까지 개선되지 않으면 인하는 2026년 1분기로 미뤄질 수 있고 그 가능성도 작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은행이 내년 1분기까지 한 차례 추가 인하가 가능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2026년 2분기·4분기 두 차례 인하가 실제로 구현될지에 대해선 물가 수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초부터 유가 하락 효과가 나타나면, 한국의 인플레이션 경로가 의미 있게 진정될 수 있다”며 “그 경우 성장은 급격한 쇼크가 아니라 물가 추세 하락에 따른 중립금리의 점진적 재평가에 힘입어 매우 느린 완화 사이클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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