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초세대’ 1970년대생 비중 67%…1960년대생 20%대로 급락
유니코써치, 2026년 임원 인사 트렌드 분석②①

2025년 국내 100대 기업 임원 연령대 현황 분석에서 조사 대상 중 가장 젊은 사내이사로 꼽힌 1984년생 코오롱그룹 이규호 부회장(사진). 코오롱 제공
2025년 국내 100대 기업 임원 연령대 현황 분석에서 조사 대상 중 가장 젊은 사내이사로 꼽힌 1984년생 코오롱그룹 이규호 부회장(사진). 코오롱 제공

국내 100대 기업 임원 자리가 1년 새 100명 가까이 줄며 긴축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대신 1970년대생 임원이 빠르게 늘면서 1960년대생 중심이던 재계 리더십이 본격적으로 세대교체를 맞고 있다.

27일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가 ‘2025년 국내 100대 기업 임원 연령대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상장사 매출 상위 100곳으로, 각사 반기보고서를 토대로 사내이사와 미등기임원을 합산했다. 사외이사는 제외됐다. 조사 결과 올해 임원 수는 총 730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7404명보다 98명 줄면서 임원 자리의 1.3%가 사라진 셈이다.

유니코써치는 이 같은 감소세를 “경영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긴축 경영의 결과”로 분석했다. 2023년 이후 3년 연속 증가하던 임원 숫자가 올해 처음으로 줄어든 것은 기업들이 내년도 경기 둔화를 예상해 조직 효율화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연도별 추이를 보면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6000명대였던 100대 기업 임원 수는 2014년 처음 7000명을 넘어섰고, 이후 증감을 반복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2021년에는 6000명대 중반으로 줄었지만, 2022년 이후 다시 7000명대를 회복했다. 지난해에는 7404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다시 7300명 초반으로 감소했다.

국내 100대 기업 임원수 변동 현황. 유니코써치 제공
국내 100대 기업 임원수 변동 현황. 유니코써치 제공

출생 연도별로 보면 1970년대생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올해 임원 중 1970~74년생은 3343명(45.8%)으로 가장 많았고, 1975~79년생까지 포함하면 1970년대생이 전체의 66.8%를 차지했다. 지난해 60%에서 6.8%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반면 1965~69년생은 2020년 46.2%에서 올해 25.5%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1960년대 초반 출생자 비율도 3.4%로 떨어지며 사실상 임원 세대의 중심축에서 밀려났다.

단일 출생년도로는 1971년생이 808명(11.1%)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970년생 710명, 1972년생 666명, 1973년생 605명 순이었다. 작년 대비 임원 배지를 가장 많이 단 출생년도는 1975년생으로, 1년 새 93명 증가했다. 반대로 1967년생은 127명, 1968년생과 1969년생은 각각 80명 이상 줄어 세대교체 흐름이 확실히 드러났다.

CEO급 사내이사 276명 가운데는 1965~69년생이 122명(44.2%)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보다 19명 늘어나면서, 주요 기업 최고경영진층에서 1960년대 후반 출생자 약진이 확인됐다. 이들 중에는 두산에너빌리티 박지원 회장, SK하이닉스 곽노정 사장, CJ대한통운 민영학 대표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손재일 대표이사 등이 포함됐다.

젊은 임원층의 성장도 뚜렷하다. 1980년 이후 출생 임원은 지난해 189명에서 올해 256명으로 처음 200명대를 넘어섰다. 비중 역시 3.5%로 1년 새 0.9%포인트 상승했다. 1984년생인 코오롱그룹 이규호 부회장이 조사 대상 중 가장 젊은 사내이사로 꼽혔다.

1960년대생 임원 비중은 2019년 74.1%에서 올해 28.5%로 급감한 반면, 1970년대생은 같은 기간 20.9%에서 66.8%로 상승했다. 불과 6년 만에 주력 세대가 완전히 교체된 셈이다. 유니코써치는 “100대 기업에서 10명 중 7명이 1970년대 출생자일 정도로 ‘칠초세대’ 중심의 리더십이 굳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5년간 100대 기업 임원 연령대 변동 현황. 유니코써치 제공
최근 5년간 100대 기업 임원 연령대 변동 현황. 유니코써치 제공

유니코써치 김혜양 대표는 “2021년부터 3년 연속 늘던 임원 숫자가 올해 감소세로 돌아섰다”며 “2026년 인사에서도 긴축 기조가 이어지면서 임원 수는 올해보다 더 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내년 인사 시즌에는 1975~77년생과 1980년대생을 중심으로 한 젊은 세대가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며 “특히 AI 관련 부문을 중심으로 신세대 인재의 전진 배치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트레이트뉴스 박응서 기자]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