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경 의원 “연속근무 실태 조사하고, 죽음의 행렬 끊어야”

정혜경 의원.
정혜경 의원.

지난 8월 12일, 경기 안성의 한 쿠팡 대리점에서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삶의 무게를 끝내 감당하지 못하고 쓰러졌다.

배송 도중 몸에 이상을 느낀 그는 스스로 119에 신고했으나 병원 응급실로 옮겨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뇌졸중과 심근경색.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50대 남성의 마지막 하루였다.

정혜경 의원은 “또다시 확인된 이름 없는 노동자의 죽음”이라며 “쿠팡은 수차례의 국정감사와 청문회에서도 근본적인 개선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 결과는 결국 ‘죽음’으로 되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실이 입수한 제보에 따르면 고인은 일주일 넘게 하루도 쉬지 못한 채 12시간 이상 근무를 이어왔다.

일주일을 일하고 하루를 쉬는 구조가 이미 해당 캠프의 관행처럼 굳어져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문제는 이런 연속근무가 ‘본인 아이디’로는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정 의원은 “쿠팡 일부 대리점에서 회사가 ‘유령 아이디’를 돌려쓰며 사실상 불법적으로 연속근무를 종용했다는 사실이 이미 확인됐다”며 “노동부는 단순 전산자료 검토를 넘어 실질적인 역학조사와 전수조사, 그리고 특별근로감독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쿠팡의 이른바 ‘클렌징 시스템’이 대리점에 과도한 실적 압박을 주고, 결국 그 부담이 노동자의 몸으로 전가되는 구조”라며 “이 시스템을 중단하지 않는 한 죽음의 행렬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의원은 끝으로 “다른 택배사들이 이미 참여한 사회적 합의조차 쿠팡은 아직 지키지 않고 있다. 노동자의 생명을 담보로 한 효율은 더 이상 산업 발전의 이름으로 미화될 수 없다. 최소한의 인간다운 일터를 위한 합의 이행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쿠팡 측은 아직까지 이번 사안에 대해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스트레이트뉴스 경남=김태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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