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젠슨 황 CEO 만나 HBM 논의 전망
주가·실적 상승세…HBM4 경쟁 우위 차지 주목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3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삼성전자를 둘러싼 기대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 회장이 곧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사업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는 한편 올해 4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이재용 회장의 '뉴삼성'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난다.
이날 젠슨 황 CEO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 한국 출시 25주년 행사에 참석한 후 이 회장과 만찬 회동을 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함께 한다.
이번 회동에서 젠슨 황 CEO가 HBM(고대역폭메모리) 납품 등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6세대 HBM인 HBM4의 양산 체제 구축을 완료하고 내년 엔비디아 납품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도 최근 엔디비아의 최신 개인용 AI 슈퍼컴퓨터 'DGX 스파크'에 삼성이 고성능 데이터 저장장치(SSD)를 공급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양사의 협력이 HBM은 물론 낸드 분야로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HBM 등 AI 시대 핵심 메모리를 필두로 한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점차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매출 86조원, 영업이익 12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영업이익 10조원대)를 훌쩍 웃도는 수치다.
잠정실적이라 세부적인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AI(인공지능) 시대 개화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급증과 범용 D램 가격 상승으로 삼성전자의 DS(디바이스솔루션)사업부가 실적을 크게 견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까지도 AI로 인한 반도체 수요 증가가 기대되면서 삼성전자의 실적 회복 기대감은 더욱 높아지는 중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3분기 잠정실적에서 DS사업부의 실적 개선이 독보적"이라며 "내년 삼성전자는 D램 수익성이 HBM 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며 우려했던 HBM4도 시장에 안착할 것으로 기대하고 낸드도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적 호재는 주가에도 바로 반영이 됐다. 지난 27일 사상 처음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10만원을 넘어선 것이다. 2018년 액면 분할 이후에도 넘지 못했던 10만원의 벽을 깼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7일 삼성전자는 전날(26일) 대비 3.24% 오른 10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 역시 처음으로 600조원을 넘은 603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27일은 이 회장이 취임 3주년을 맞이한 날로, 의미를 더 했다. 올해 하반기 들어 7월에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한 후 실적 상승과 주가 회복까지 '겹호재'를 맞이한 모습이다.
이에 재계에서는 취임 3주년을 기점으로 이 회장의 '뉴삼성'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법 리스크를 해소한 만큼 경영에 온전히 복귀하고 반도체 사업 재건을 통해 글로벌 위상을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전 분기 잠시 내줬던 글로벌 메모리 시장 1위 자리도 올해 3분기에 되찾은 상태다.
특히 고전을 겪었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부문도 반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테슬라의 자체 AI 칩 생산을 확대한다는 발표도 나왔다. 당초 대만 TSMC가 전적으로 생산할 예정이었으나 삼성전자가 나눠서 맡게 된 것이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테슬라의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와 TSMC 모두 테슬라의 AI5 칩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AI5 칩은 차량용 자율주행과 휴머노이드 로봇 등에 쓰이는 차세대 반도체 칩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테슬라의 전세대 AI 칩인 'AI4'을 생산해오고 있었는데, AI5칩까지 생산하게 된 것이다. 추후 차기 제품인 'AI6'의 경우 생산을 전담할 예정이다.
이로써 삼성전자가 파운드리에서 대규모 적자 폭을 줄이는 등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마잉 나온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분기 적자는 올해 상반기까지 2조원 안팎이었으나 올해 3분기에는 적자 폭을 1조원 초반대까지 줄인 것으로 예상된다.
임소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전 중이던 반도체 파운드리 부문 수율이 개선되고 HBM4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같은 연이은 호재 속에 이 회장의 '뉴삼성' 재건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는 중이다. 특히 연말 인사를 앞두고 있는 만큼 이 회장이 제시할 메시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창립 56주년을 맞아 경기도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비전 공유 행사를 열고 '뉴삼성' 중장기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