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제고 1년... 주주환원·효율화 성과 가시화
자주 매각·조직 개편... 핵심 사업에 역량 집중
패션 부문 부진 여전... 브랜드 효율화 가속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난해 말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바탕으로 1년 가까이 고강도 체질 개선과 주주환원 정책 강화에 힘쓰며 여러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다만 패션 부문의 실적 부진과 브랜드 효율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기업가치 제고 노력이 경영 전반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지만,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 마련이 중요한 시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12월 기업 공시를 통해 향후 3년간(2025~2027년) 자사주 107만1000주 소각, 주주환원율 30% 이상 확대, 2027년 자기자본이익률(ROE) 7%, 2030년 매출액 2조 원 달성을 목표로 하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놓았다.
기존 영업이익의 10%였던 주주환원 재원을 20%까지 끌어올리고, 주당 배당금도 240원에서 400원으로 확대하는 적극적인 현금배당 정책을 시행 중이다. 올해 2월에는 자사주 20만 주 소각을 완료해 주주가치 제고에 실제적 성과를 보였다.
더불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해외 투자자들을 위해 IR 자료를 국문과 영문으로 제공하고, 분기별 국내외 기관 투자자 대상 IR 행사를 확대하는 등 투자자 소통을 강화하며 장기적 신뢰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올해 초부터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전사적 비용 절감과 효율 중심 업무 혁신에 나섰다. 모든 비용을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하고 고정비를 전년 수준으로 동결하는 동시에 보유 자산의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JAJU)’ 부문을 신세계까사에 940억 원에 양도함으로써 패션·뷰티 중심의 사업 구조 재편도 단행했다. 이를 통해 핵심 사업에 집중하며 투자 여력과 신사업 재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브랜드 포트폴리오 재정비도 주요한 과제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맨온더분’ 리브랜딩과 디지털 플랫폼 ‘S.I.VILLAGE’를 ‘신세계V’로 변경하는 등 브랜드 이미지를 젊고 트렌디하게 바꾸는 작업을 지속 중이다. 또 패션과 뷰티 부문을 책임경영 체제로 분할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민첩성을 강화하는 조직 재편을 실시했다.
다만 기업가치 제고 1년차에도 불구하고 패션 부문은 여전히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3086억 원으로 2023년 대비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68억 원에 그쳐 큰 폭으로 줄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24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2분기에는 23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기도 했다. 이에 따라 부진 브랜드 ‘지컷’ 매장 정리 등 브랜드 효율화 작업을 가속화하며 실적 반등을 위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뷰티 부문 고성장... 젊은 CEO 전진 배치로 '전환' 본격화
뷰티 부문은 비교적 강한 성장세를 보인다. 어뮤즈, 연작 등의 브랜드가 제조 코스메틱 부문에서 성장 모멘텀을 제공하며 향수와 화장품 매출이 전년 대비 120% 증가하는 등 스몰 럭셔리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2030 세대 젊은 소비자층에서 고가 제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향후 성장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평가다.
경영진도 이달부터 패션과 뷰티 부문 별도 4인 대표 체제를 도입하고, 30~40대 젊은 CEO를 전진 배치해 민첩하고 트렌디한 조직 문화를 조성하고 있다. 윌리엄 김 대표는 패션 부문 대표로 역할을 조정받았고, 뷰티앤라이프 부문은 김홍극 대표가 맡는 투톱 체제가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1년간 주주환원 정책 강화, 자사주 소각, 비용 효율화, 브랜드 리브랜딩 및 조직 개편 등 다각적인 성과를 가져왔다"며 "뷰티 부문의 고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는 긍정적 신호이나, 패션 부문의 구조조정과 실적 회복 과제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고 짚었다. 이어 "앞으로 효율화 작업과 민첩한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시점"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