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리지구 전투 75주년… 해병의 혼, 창원에서 다시 타올라
창원특례시는 8일 오후 3·15해양누리공원 야외무대에서 ‘제75주년 진동리지구 전투 전승 기념행사’를 열어 6·25전쟁의 불길 속에서 조국을 지켜낸 해병대의 영웅들을 추모했다.
진동리지구 전투는 1950년 8월 낙동강 최후의 방어선을 사수하기 위해 해병대 김성은 부대가 치열하게 싸워 창설 이래 최대의 전공을 세운 역사적 전투로 기록돼 있다.
전황이 절체절명의 순간이었지만 해병들은 끝내 진동리 일대를 지켜내며 대한민국의 남쪽 하늘을 붉게 물들였다. 이날 행사는 그날의 함성을 기억하고 전우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매년 이어지고 있다.
올해로 27번째를 맞은 전승행사에는 6·25 참전용사와 해병대전우회 회원, 시민 등 30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특히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참전용사 12명은 손에 든 태극기를 흔들며 “전우들이 보고 싶다”는 짧은 한마디로 모두의 가슴을 울렸다.
1부 기념행사는 국민의례로 문을 열었다. 이어 유공자 표창과 회고사, 환영사, 기념사, 축사가 차례로 진행됐다. 단상에 선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이 땅의 평화는 피로 지켜진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부 축하공연에서는 해병대 군악대의 힘찬 행진곡과 의장대의 절도 있는 동작이 이어졌다. 전우들이 박수를 치며 함성을 보내자 붉은 베레모의 젊은 해병들은 단정한 경례로 화답했다.
행사의 마지막은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해병대가’를 제창하며 마무리됐다. 군가의 굵은 음성이 해양누리공원 언덕을 넘어 바다로 퍼지자 참전용사들의 눈가엔 이슬이 맺혔다.
장금용 창원특례시장 권한대행은 “진동리지구 전투는 자유대한의 불씨를 살린 역사의 현장이다. 해병대 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이 후대에도 이어질 수 있도록 보훈문화를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경남=김태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