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웹툰·제페토·스노우 등 창작 플랫폼 지원에 AI 기술 접목 
AI 시대 속 '창작'의 가치를 지키는 콘텐츠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

<편집자주> 한국 대표 플랫폼 기업 네이버가 새로운 전환점에 섰다. 검색과 커머스 중심의 틀을 넘어, AI·글로벌 콘텐츠·로봇·클라우드 등 미래 기술로 사업 축을 옮기며 ‘넥스트 네이버’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시리즈 ‘네이버 넥스트’는 AI 서치 혁신, 글로벌 콘텐츠 확장, 로봇·스마트워크 기술을 세 축으로 네이버의 변화를 추적한다. 기술 실험을 넘어 산업과 일상 전반을 다시 쓰는 네이버의 도전과 미래를 조명한다.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네이버웹툰 광고가 나오고 있다. 네이버 제공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네이버웹툰 광고가 나오고 있다. 네이버 제공   

국내 최대 포털 기업으로서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네이버가 또 한 번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AI(인공지능) 고도화 시대 속에서 단순히 포털의 역할만 수행하는 것이 아닌 웹툰, 스노우 등 주요 콘텐츠 플랫폼 서비스를 중심으로 AI와 IP(지식재산권)을 결합한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며 글로벌 창작자 및 이용자를 지원하는 '콘텐츠 창작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어 주목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5일 일본 콘텐츠 플랫폼 노트에 20억엔(약 189억원)을 투자하고 사업 제휴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는 등 최근 콘텐츠 사업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노트는 누구나 자신의 아이디어와 경험을 글이나 이미지, 음성, 동영상 등 다양한 유형의 콘텐츠로 표현하고 다른 이용자들과 공유할 수 있는 일본 오리지널 콘텐츠 플랫폼이다. 

네이버는 이번 투자를 통해 노트 지분 약 7.9%를 확보해 2대 주주가 되면서 노트의 콘텐츠 생태계와 네이버의 웹툰 등 서비스 노하우 및 기술력을 결합해 플랫폼 및 AI 기술 고도화를 위해 다방면으로 협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네이버가 AI 고도화 시대 속 콘텐츠 사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기존에 포털 기업으로서 보유하고 있는 막대한 콘텐츠 데이터를 관리하는 역량이 필요한 한편 AI로 인해 훼손될 수 있는 '창작'의 가치를 존중하면서도 이를 활용할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AI 기술, 특히 생성형 AI 등의 영향이 확대될수록 원본 콘텐츠의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 네이버는 오히려 AI를 활용해 이용자와 창작자가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돕겠다는 목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의 콘텐츠 사업 강화와 관련해 "창작의 가치를 지키고 누구나 AI를 활용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I는 사람을 대신하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기술"이라며 "AI와 XR(확장현실)을 통해 상상하고 몰입하며 새로운 창작 방식을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AI 시대 도래 이전부터 국내 대표 포털 기업으로서 블로그, 카페, 지식iN, 웹툰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방대한 창작 생태계를 구축해왔고 이를 통해 쌓은 데이터를 플랫폼의 가장 강력한 자산으로 여겨왔다. 이를 바탕으로 AI 시대 맞춤 창작 플랫폼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네이버의 대표적인 콘텐츠 플랫폼은 네이버웹툰이다. 네이버웹툰은 100여 개국에서 서비스 중이며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억명을 넘겼다. 북미에서는 'LINE Webtoon(라인 웹툰)'이라는 브랜드로 자리 잡은 상태며 최근에는 디즈니와 파트너십까지 체결하며 IP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최대 콘텐츠 IP 업체 중 하나인 디즈니가 자체 웹툰 플랫폼 사업을 포기하고 외부 플랫폼 협력 업체로 웹툰 엔터테인먼트를 낙점한 점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지난 2021년 인수한 캐나다의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Wattpad)'와 시너지를 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네이버는 웹툰과 왓패드를 통합해 글로벌 창작자 풀을 확보하고 인기 스토리를 영상화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으로, 이를 통해 네이버웹툰을 단순 콘텐츠 유통 플랫폼에서 '스토리 IP 스튜디오'로 전환하고 있다.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도 최근 새로운 진화를 꾀하고 있다. 초기에는 가상공간에서 아바타로 소통하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형 플랫폼에 그쳤다면 이제는 AI 기반 창작 플랫폼으로 변신 중이다.

제페토 운영사 네이버제트는 최근 AI가 이용자의 취향을 분석해 아바타 의상이나 공간을 자동으로 생성·추천하는 기능을 실험하고 있다. 또 패션·엔터테인먼트 브랜드와의 협업도 활발히 진행 중으로, 구찌, 프라다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가 제페토 내에서 디지털 컬렉션을 선보이며 가상공간 속 소비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여기에 제페토를 통해 쌓은 노하우를 통해 네이버는 AI와 XR 융합한 '초실감·초몰입' 콘텐츠 공급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AI가 접목된 콘텐츠로 'AI 해설 에이전트'와 'MUAi' 기능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재후 네이버앱 서비스 부문장은 "AI 시대의 콘텐츠 미래는 이용자가 직접 참여하고 몰입하는 무대, 상상력이 현실이 되는 무대로서 한층 입체적이고 감각적인 경험으로 재탄생할 것"이라며 "네이버는 그동안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해온 경험과 AI·XR 기술력을 바탕으로 몰입과 초실감 등 두 가지 콘텐츠 경험을 누구보다 빠르게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카메라 전문 자회사 스노우를 통해서는 AI 기반 콘텐츠 제작 툴로의 변모를 보이고 있다. 그간 AI 사진 편집앱 '에픽' 출시, 'AI 이어북' 기능 탑재 등으로 주목으면서 단순한 사진 편집을 넘어 영상 자동편집과 이미지 생성형 AI 기능을 제공하며 이용자가 손쉽게 자신만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러한 스노우를 중심으로 이용자 개인이 콘텐츠를 만들고 유통하는 '크리에이터 허브'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네이버의 콘텐츠 사업 전략은 플랫폼으로서의 단순한 서비스 제공 역할을 넘어 '창작 중심'의 콘텐츠 시장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웹툰과 웹소설, 영상,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를 IP 단위로 통합하고 여기에 AI 기술을 활용해 2차 저작물로 확장하는 구조다. 

특히 네이버가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와 이용자 취향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새로운 IP를 추천하고 기획 단계에 참여하는 것이 특징으로, 이용자의 '창작'을 지원하는 형태다.

이 같은 전략은 플랫폼의 역할이 단순 중개자에서 공동 창작자로 확장된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네이버를 통해 창작자가 플랫폼의 알고리즘과 데이터를 활용해 스스로 기획·제작·유통을 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되는 셈이다.

이를 바탕으로 네이버가 AI 시대 속 독보적인 창작 플랫폼 기업으로 'K콘텐츠'를 선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플랫폼 1위 사업자의 지위를 활용해 다른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맺고 기존 사업을 강화하고 약점을 보완하는 중으로, 네이버 생태계에 사용자를 락인 시킬 수 있는 전략적인 접근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