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0대 기업 임원 될 확률 0.82%…‘김낙수 부장’도 한숨
국내 100대 기업에서 일반 직원이 임원 명함을 새길 확률이 올해 0.82%로 떨어졌다. 직원은 늘고 임원은 줄면서 임원 1명당 직원 수가 작년 119명에서 올해 122.5명으로 악화했다. 단일 기업 최대 임원을 보유한 삼성전자도 임원 문턱이 더 높아졌고, 업종별로는 증권이 상대적으로 낮은 경쟁률, 유통은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한국CXO연구소가 상장사 매출액 기준 100대 기업(2024년 별도 기준)을 대상으로 반기보고서에 공시된 직원 수와 미등기임원 수를 비교한 결과, 올해 직원은 86만1076명으로 작년 동기 8만9406명 대비 1.4% 증가했다. 반면 미등기임원은 7135명에서 7028명으로 1.5% 감소했다. 그 결과 임원 1명당 직원 수는 122.5명으로 계산돼 임원 승진의 산술 확률이 작년 0.84%에서 0.82%로 낮아졌다. 연도 흐름을 보면 2011년 0.95% → 2018년 0.8% → 2021년 0.76%까지 하락했다가 2022년 0.82%, 2024년 0.84%로 소폭 회복했으나 올해 다시 후퇴했다.
세부 기업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KB금융은 임원 1명당 직원 6.2명으로 임원 비중이 높아 산술 확률이 16.2%에 달했다. 현대코퍼레이션도 13.4명당 1명 수준(7.45%)으로 높았다. 이와 달리 기업은행은 직원 1만3532명 대비 미등기임원 14명으로 966.6대 1, 임원 확률 0.1%에 그쳤다. 이마트는 2만3660명 대비 31명으로 763.2대 1, 0.13% 수준이었다. 삼성중공업 316.9대 1, LG디스플레이 313.2대 1 등 제조 대형사도 경쟁이 치열했다.
업종별로는 증권업이 직원 38.9명당 임원 1명으로 가장 낮은 경쟁률을 보였고, 무역 53.7명, 보험 75.8명, 석유화학 76.1명, 식품 97.3명, 건설 98.1명 순으로 직원 100명 미만당 임원이 활동했다. 반면 유통은 330.5대 1로 가장 진입 문턱이 높았고, 에너지 188.2대 1, 조선중공업 166.2대 1, 자동차 147.1대 1, 운송 140.3대 1, 전자 136.6대 1, 금속철강 114.7대 1, 정보통신 102.5대 1 등이 100대 1을 상회했다.
‘빅4’의 문턱도 소폭 올라갔다. 삼성전자는 임원 1명당 직원 수가 작년 110.3명에서 올해 117명으로 상승했고, 현대자동차 143명→151.6명, LG전자 116.1명→116.2명, SK하이닉스 163.9명→165.6명으로 일제히 높아졌다. 삼성전자의 미등기임원은 반기보고서 기준 1107명(사내이사 3명 포함 시 전체 임원 1110명)으로 최다지만, 임원 승진 확률은 2014년 1.24%에서 올해 0.85%로 하락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국내 대기업 임원의 평균 재임 기간이 2년 남짓에 불과하고 세대교체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며 “드라마 속 ‘김낙수 부장’을 50대 중반 직장인으로 가정하면 승진하더라도 3년 내 퇴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정년 65세 연장이 현실화되면 인건비와 효율화 측면에서 임원 자리 축소와 핵심 직무 중심 재편이 가속할 수 있다”며 “임원 경쟁보다 직무 전문성 축적이 중장기 생존 전략에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박응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