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엘러벨에 위치한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 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엘러벨에 위치한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 연합뉴스

지난 9월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공장에 대한 단속으로 구금됐다가 귀국한 근로자 중 일부가 미 국무부의 비자 재발급으로 최근 공장에 복귀했다.

이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가족기업에 약 200명의 외국인을 고용할 계획이라는 사실도 알려지면서 미국의 외국인 인력의 비자 발급 등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공장에 대한 단속으로 구금됐다 귀국한 근로자 300여 명 중 30여 명이 미 국무부의 비자 재발급으로 최근 공장에 복귀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지난달부터 한국인 근로자의 공장 복귀가 시작됐다며 한국인 근로자 김모 씨를 인용해 최소 30명이 배터리 공장에 복귀했다고 보도했다. 김씨는 구금 근로자 약 180명의 'B-1 비자'가 복원됐다고 NYT에 설명했다.

아울러 근로자들을 대리하는 변호사 2명은 한국인 구금자 중 B-1 비자 소지자 전원의 비자가 복원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NYT가 열람한 한 근로자의 서류를 살펴보면, 해당 근로자의 B-1 비자가 9월 27일 취소됐다가 10월 22일 재발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날 현지 언론 '애틀랜타저널 컨스티튜션(AJC)'은 LG에너지솔루션의 전문가들이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현장에 복귀했다고 보도했다. 

AJC에 따르면,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실은 "우리의 비즈니스 파트너가 공장 완성을 위해 필수적인 고급 기술자들을 단기 파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서는 "조지아 주민을 위한 고소득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는 연방정부 파트너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미 양국은 지난 9월 30일 워싱턴D.C.에서 상용 방문 및 비자 워킹그룹 회의를 가동하고 한국 기업들의 미국 내 사업과 관련한 B-1 비자 등의 적법성을 재확인한 바 있다.

당시 미국 측은 한국 기업들이 대미 투자 과정에서 수반되는 해외 구매 장비의 설치(install), 점검(service), 보수(repair) 활동을 위해 B-1 비자를 활용할 수 있으며 무비자 전자여행허가(ESTA)로도 B-1 비자 소지자와 동일한 활동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방침에 따른 미국 측의 비자 재발급 등으로 일부 근로자들이 미국 공장에 복귀한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지난 9월 4일 ICE는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한국인 317명을 포함해 근로자 총 450여 명을 체포하고 구금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에는 미 당국의 단속을 옹호했으나 사안에 대한 이해도가 커지면서 필요한 해외 기술 인력의 입국을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전향했다. 지난 11일 한 인터뷰에서는 조지아주 한국인 구금 사태를 직접 거론하며 "인재는 데려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가족기업에 약 200명의 외국인을 고용할 계획인 사실도 확인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기업이 올해 최소 184명의 외국인 임시직 고용을 신청했다고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 고용을 신청한 사업체는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와 골프클럽 2곳, 버지니아 와이너리 등이다. 직종은 서빙, 사무직, 주방·식당 직원, 농업 인력 등으로, H-2A(농업 임시취업비자)·H-2B(비농업 임시취업비자) 비자 발급 대상이다.

이같은 올해 신청 건수는 트럼프 1기 임기 마지막 해인 2021년 121건을 웃도는 것으로, 지금까지 트럼프 가족기업이 신청한 규모 중 가장 크다. 올해와 트럼프 1기 재임 기간을 포함한 트럼프 가족기업의 외국인 고용 신청 규모는 총 566명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일부 비자 수수료를 대폭 인상하고 이민 단속을 강화하고 있으나 최근 일련의 사례들로 외국인 고용과 관련한 태도가 변화된 모습이 나타나면서 미국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사태와 관련해 일부 근로자들은 여전히 체포 및 구금 사태의 트라우마 속에 미국으로의 재입국을 원치 않고 있으며 ICE를 상대로 소송을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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