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플라이 캠퍼스 대학창업펀드’ 등 2개 신규 펀드 결성

‘공공 액셀러레이터’로서 민간과 사회적 가치 공유

전통산업 고도화 및 미래신산업 육성 동시 추구

지역 창업에서 수도권 넘어 해외시장으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

창업지원 관련 규제완화와 지원체계 정비 시급

지난 2023년 8월에 부산연합기술지주 대표이사로 취임한 박훈기 대표는 자타공히 기술창업 및 디지털·IT분야의 국내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IBM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후 GS홈쇼핑 CIO 및 BNK금융지주 부사장으로서 그룹 CDO & CIO를 거치는 등 30년 이상을 디지털 산업 전반을 경험했다. 박 대표는 현재 부산지역 창업 생태계의 혁신과 지속가능한 투자기반 구축을 위해 분초를 쪼개 매진하고 있는 부산의 전략자산이다. 사진=BUH 제공 
지난 2023년 8월에 부산연합기술지주 대표이사로 취임한 박훈기 대표는 자타공히 기술창업 및 디지털·IT분야의 국내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IBM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후 GS홈쇼핑 CIO 및 BNK금융지주 부사장으로서 그룹 CDO & CIO를 거치는 등 30년 이상을 디지털 산업 전반을 경험했다. 박 대표는 현재 부산지역 창업 생태계의 혁신과 지속가능한 투자기반 구축을 위해 분초를 쪼개 매진하고 있는 부산의 전략자산이다. 사진=BUH 제공 

수도권일극 가속화로 인재와 자본이 지역을 떠나고 있다. 지방의 대학은 재정위기로 생존 위협에 직면해 있으며, 청년들은 취업보다 창업을 돌파구로 여긴지 이미 오래다. 그러나 사정은 녹녹치않다. 부산지역 창업 기업의 5년 생존율은 35.7%(2024년 기업생멸 행정통계자료 인용)로 전국 17개 시·도 평균을 밑도는 실정이다. 

박훈기 부산연합기술지주(이하 BUH) 대표는 지난 10일 스트레이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부산의 창업생태계 현황과 당면 과제 및 역점 추진사항 등을 설명하며 “앞으로는 부산에서 창업해도 얼마든지 글로벌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BUH는 부산이 기술창업의 거점 도시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첨병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히며, 특히 ‘아시아 스타트업 허브 부산’ 비전 실현을 위해 BUH가 부산지역 청년 창업가들의 든든한 파트너가 될 것임을 약속했다.

다음은 박 대표와의 일문일답.

- 부산연합기술지주 소개를 간략히 부탁드린다.

부산연합기술지주(이하 BUH)는 부산지역 16개 대학과 (재)부산테크노파크가 주주로 참여해, 부산시의 지원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투자 및 액셀러레이팅 전문회사다. BUH는 대학 등 연구기관이 보유한 우수 기술을 사업화로 연결하고, 스타트업의 창업부터 성장 및 회수까지 전(全)주기에 걸쳐 밀착 지원하는 ‘공공 액셀러레이터’다.

- 임기 내 주요성과는?

지난 2023년 8월에 BUH 대표이사로 취임해 지역 창업생태계의 혁신과 지속가능한 투자기반 구축을 위해 매진해 왔다. 특히 올해 ‘부산 지역혁신 플라이 하이 펀드’와 ‘플라이 캠퍼스 대학창업펀드’ 등 두 개의 신규펀드 조성에 성공한 것은 큰 수확이었다. 각 펀드는 58억 및 40억 원 규모로, 이를 포함해 현재 총 7개의 펀드를 통해 누적 322억 원의 투자재원을 마련한 상태다. 이를 바탕으로 120개 기업에 208억 원을 투자했고, 약 2673억 원의 후속투자 유치 성과를 거뒀다. 부산은 이러한 성과를 통해 현재 ‘창업하기 좋은 도시’이자 ‘기술창업의 거점 도시’로 변모 중이다.

- ‘플라이 캠퍼스 대학창업펀드’ 투자운용 전략은?

지난 9월 한국벤처투자의 ‘한국모태펀드(교육부 소관) 2025년 2차 정시 출자사업’에서 대학창업2 계정 운용사로 최종 선정돼, 총 40억 원 규모의 ‘플라이 캠퍼스 대학창업펀드’를 결성했다. 부산시를 비롯해 BNK부산은행·서울대기술지주·부산대기술지주·동의대기술지주가 출자자(LP)로 참여했고, BUH가 운용을 맡고 있다.

이번 펀드는 대학이 보유한 기술을 실질적인 창업과 사업화로 연결하고, 초기 창업기업의 스케일업(Scale-up)과 글로벌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 플랫폼이다. 단순한 자금 지원에 그치지 않고 멘토링·후속투자 연계·기술사업화 지원 등 전주기 성장 지원체계를 운영하며, 매출·고용·후속투자 등 성과지표 중심의 관리체계를 통해 대학의 우수한 기술이 시장성과로 이어지는 지속가능한 구조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 민자 유치 방안은?

BUH는 공공 출연금을 기반으로 활동해 왔다. 그러나 지속가능한 생태계 조성과 자금 선순환 구조 마련을 위해서는 민자 유치가 꼭 필요하다. 우선 지역 금융기관, 대학, 산업체 등이 투자 파트너로 참여할 수 있도록 펀드 설계 단계부터 협업모델을 구축해 왔다. 예컨대 이번 대학창업펀드에 BNK부산은행 등이 참여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리고 민자 적격성 확보를 위해서는 운용사 선정, 투자대상기업 가치 제고 및 엑시트(성공매각) 가능성 등을 투자심사 체계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지역·대학창업이라는 명확한 투자 초점이 리스크 관리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민간투자자에게 재무적 수익과 동시에 ‘지역 혁신생태계의 성장’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제시하고 있다. 이는 민자 유치 시 투자자 설득력을 높이는 전략으로 작동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부산지역 산업 생태계와 연계된 투자모델(해양·물류 등)과 접목함으로써 민간투자자에게 투자매력이 높은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민간자본에 안정성을 제공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설계했다.

향후 지역기업·대학 및 글로벌 투자기관과의 협업을 더욱 강화하고, 펀드 운용성과를 기반으로 민간투자자의 후속 참여 및 회차 투자를 유도할 계획이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BUH가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에 민간자본을 참여시키는 허브가 될 것이다.

- BUH가 현재 특히 주목하는 산업분야는?

BUH는 특정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산업 전반에 걸쳐 폭넓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IT 등 딥테크 분야는 물론, 일반 민간투자자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낮은 제조업 분야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해 부산 제조베이스 산업의 혁신과 지역 스타트업의 성장을 함께 견인하고 있다.

또한 부산지역의 산업구조를 고려해 전통산업의 고도화와 미래신산업의 육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향으로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부산은 해양·수산 및 항만물류 등에서 높은 수준의 연구·기술 인프라를 갖춘 도시다. BUH는 이러한 산업 생태계와 연계해 실질적인 시너지를 내는 투자를 지향하고 있다.

현재는 해양수산부가 주최하는 ‘해양수산 액셀러레이터 사업’의 로컬 특화형 운영사로서 부산·울산·경남을 아우르는 해양수산 스타트업 발굴 및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 수도권일극체제 대응 방안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수도권 집중화는 여전히 풀기 어려운 과제다. BUH는 이러한 ‘수도권 일극체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역 스타트업이 수도권 VC(벤처캐피탈리스트), 엑셀러레이터, 글로벌기관과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지역-수도권-글로벌' 삼각 협업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BUH는 이를 위해 전국 연합기술지주사 협의체 설립 등 협업 플랫폼 구축에 참여하고 있다. 수도권 중심의 자본·인프라 흐름을 지역으로 일부 전환하기 위해 지역 금융기관·대학·지자체와 연계한 투자자금 공급체계를 마련했다. 위 펀드 설계가 그 예다.

대학기술창업 허브 구축을 통해 지역의 우수한 기술을 발굴하고, 이를 수도권·글로벌 시장과 연결시킴으로써 지역 창업에서 수도권 및 해외시장으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부산TP 등과의 협업을 강화해 수도권이 독점해 온 창업지원 인프라(창업보육공간및 투자·액셀러레이션 등)를 지역에서도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지역 창업생태계의 자립을 통해 수도권과의 격차가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아시아 스타트업 허브’ 도시 비전 아래 BUH의 역할 공간은?

지난 9월 부산시가 ‘아시아 창업 허브도시 부산’ 비전을 발표했다. 우선 창업지원·기술사업화 관련 규제완화와 함께 지원체계 정비가 시급하다. 지역 기술지주사·액셀러레이터·투자기관 간 제도적 연결고리를 강화하고, 지역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제도적 인센티브(세제지원, 해외진출 보조금 등)를 확대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민간자본이 지역 창업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운용규모 확대와 투자회수 체계 개선 등이 절실하다.

또한 대학-기술지주-스타트업-투자기관이 한 곳에서 상호작용할 수 있는 창업허브 공간 구축 및 확대가 중요하다. BUH는 창업보육공간과 액셀러레이션 공간, 마케팅지원 등을 함께 운영해 왔으며 이를 더욱 확장하고자 한다. 아시아 스타트업 허브로서 글로벌 네트워크가 필요한 만큼 해외 엑셀러레이터·VC와의 협력 공간, 글로벌 데모데이·IR 공간 등도 필요하다.

지역특화 산업(해양·물류·핀테크 등)과 창업생태계의 연계를 제도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초기·중기·후속 투자까지 이어지는 자금흐름을 확립하고, 엑시트 경로 마련을 통해 투자사와 스타트업 모두 지속가능한 구조를 갖춰야 할 것이다.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서는 해외 VC 및 액셀러레이터 유치, 해외진출 인프라 마련, 글로벌 데모데이·IR 활성화가 필요하다.

- 대학 등 창업을 준비 중인 부산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하느냐’와 ‘어떻게 하느냐’가 함께 가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사업아이템의 기술적 경쟁력과 창업가의 추진력 및 책임감이 상호 균형을 이룰 때 비로소 시장에서 인정받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부산은 이미 금융·해양·바이오헬스케어 등 지역특화 산업과 연계된 대학, 연구기관, 공공기관, 금융기관의 기술창업 인프라를 충분히 갖추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지원을 넘어 청년 창업가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는 안전한 출발선을 의미합니다.

BUH는 청년 여러분들이 잠재력을 맘껏 펼칠 수 있는 든든한 파트너이자 성장 플랫폼이 될 것입니다. 서울로 가지 않아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고, 이제부터는 부산에서도 세계를 선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십시오. 저희가 여러분의 기술에 투자하고 성장을 지원하겠습니다. 부산이 '글로벌 유니콘의 발상지'가 될 수 있음을 함께 증명해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박 대표는 부산에 대한 진정어린 걱정과 애정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공사(公私) 구분과 일처리가 명확한 ‘일벌레’로도 정평이 나 있다. 박 대표는 금융 및 IT업계 출신답게 빈틈없는 '프로'의 이미지를 품고 있지만, 동시에 주변으로부터 뒤끝없이 소탈한 ‘큰 형’과 같다는 세평이 주(主)다. 

글·대담/ 이승준 부산울산취재본부장

[스트레이트뉴스 부산/울산=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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